- 지역기업서도 싸게 살 수 있는데
- ‘수수료’ 붙은 수도권 물품 강요
- 부산시 “법안 탓 지역경제 발목”
- 공정위 “개정 필요 없어” 부정적
최근 A 커피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했다. 휴지, 일회용 컵 등 일부 소모품을 자체적으로 구입해 사용함으로써 본사와의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커피 식재료는 본사로부터 받았으나 일부 부자재를 본사 제품을 쓰지 않아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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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회용 커피 컵과 빨대. 이 같은 부재료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아닌 지역업체로부터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커피를 비롯해 피자 치킨 김밥 떡볶이 등 음식 프랜차이즈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계약상 가맹점은 일회성 소모품 등 부자재까지 본사로부터 제공받도록 돼 있는데, 관련 법령까지 이를 거들어 시대착오적 규제라는 비판을 받는다.
28일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 상대방(가맹본부 포함)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로 규정하면서도 ‘원재료 또는 부재료가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불공정거래가 아니다’고 예외조항을 둬 논란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본사는 “필수적이며 객관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가맹점에 본사가 확보한 부자재를 쓰도록 강요하는 실정이다.
가맹점은 음식 맛을 결정하는 원재료는 본사로부터 받는 게 당연하다 해도 휴지나 일회용 잔, 빨대, 컵 홀더 등 소모성 부자재까지 본사 물품을 받아쓰라는 건 과도하다고 아우성친다. 심지어 세제나 앞치마, 머릿수건, 마스크 등도 본사 물품을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맹점은 가까운 지역 도매상으로부터 더 싸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도 계약에 얽매여 각종 부재료까지 비싼 값에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한다며, 영세 가맹점 이익과 지역기업 물품 구매 촉진을 위해서라도 관련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사가 주로 수도권에 소재하는 탓에 부재료 납품업체도 대부분이 수도권 기업이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부산지회 김성도 사무국장은 “가맹점은 ‘을’인 데다 규제까지 있어 세세한 소모품까지 수도권 업체 물품을 써야 한다. 해당 프랜차이즈의 부재료를 지역기업이 제작하고 이를 지역 가맹점이 구입할 수 있도록 법령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부산시는 지난 18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산하 ‘지역현안점검회의’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령 내 ‘부재료’ 항목을 삭제해달라”고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본사가 구입한 물품은 일종의 ‘수수료’를 포함하므로 지역업체와 직거래할 때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 영세 가맹점에게는 부담이 돼온 게 사실”이라며 “프랜차이즈 사업이 초창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시점에 만들어진 법규라 개정이 요구된다. 부재료 부분만 삭제해도 지역 가맹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규제 개선까지 갈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측은 “법령을 따른다 하더라도 가맹점주가 더 저렴하게 부재료를 구입할 수 있으므로 규정 개정까지는 필요없다고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