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후교육 위탁업체 뒷돈 받고
- 교사 허위 등록해 보조금 타내
- 문제 적발돼도 시정명령 그쳐”
- 근본적 근절 대책 마련 촉구
보육교사와 학부모로 이뤄진 시민단체가 부산지역 어린이집 비리 문제를 제기했다.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개선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치원뿐 아니라 지역 어린이집 또한 리베이트이나 보조금 횡령, 독단 운영 등 문제가 만연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와 부산울산경남 보육지부는 25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어린이집 비리를 근절하고 보육 공공성을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산시와 정부에 촉구했다.
최근 보육시설 비리 문제가 떠오르면서 시가 지난 22일부터 보조금을 받는 지역 어린이집을 상대로 특정감사에 들어갔지만,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시정 명령에 그칠 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어린이집 2곳의 사례를 내세우며 지역 어린이집에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국공립인 A 어린이집의 경우 전임 원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자격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전임 원장은 방과후 특별활동비를 지출하면서 방과 후 교육 위탁을 받은 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1700만 원을 받았다. 또 어린이집 기능 보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서류 미비 등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퇴출됐다.
시민단체는 원장 교체 이후에도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반대하는 데도 놀이터 및 교실 축소 공사를 강행하고, 방만한 운영으로 식자재·교구 등 값을 제때 치르지 못해 빚을 졌다는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확인 결과 놀이터·교실 공사는 있었으나 아동 1인당 필요 공간인 2.64㎡를 충족하는 등 규정 위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이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의혹이 제기돼 원생 수가 갑작스레 줄었고, 이에 따른 경영난이 있었다. 하지만 부채가 청산돼 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민간 B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보조금 부정 수급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전직 보육 교사는 “담임을 맡을 수 없는 보조교사를 담임으로 등록해 보조금을 챙겼다. 해당 교사의 계좌로 보조금이 들어오면 교사가 현금으로 인출해 원장에게 상납하는 방식이었다”며 “실제 교사로 일하지도 않는 원장의 인척을 명부에만 올려 보조금을 타내기도 했다. 교사 한 명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아이들을 맡아야 해 보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집회에 이어 26일부터 문제의 어린이집이 있는 지역 구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