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외국어대학교 남구 우암동 캠퍼스의 공공개발 사업을 발표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이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교가 2014년 캠퍼스를 금정구 남산동으로 옮긴 뒤 우암동 대지가 5년째 방치되면서 인근 상인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외국어대학교(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의 ‘신해양산업 및 커뮤니티 클러스터’ 사업이 신규투자사업 사전심사에서 재검토 의견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우암동 대지와 건물의 활용 계획안에 대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서병수 전 시장이 지난 4월 발표하면서 시작된 이 사업은 우암부두 등지와 연계해 우암동 캠퍼스를 해양 관련 연구센터와 청년임대주택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번 심사에서 주변 지역과 연계된 활용계획안이 미흡하다고 지적되면서 개발계획의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 전 시장의 계획안이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애초 서 전 시장의 사업 계획이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 한 관계자는 “서 전 시장의 우암동 캠퍼스 활용계획안은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박사급의 연구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사전심사에서 재검토 의견이 나온 건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우암동 캠퍼스 개발 계획안이 재검토 단계로 돌아가자 시는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지난 15일 2개월 만에 겨우 임시 담당 부서를 정했다. 기획관리실 정책개발팀이 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 개발 사업의 현황을 챙긴다.

사업이 장기 지연되면서 부산외대의 우암동 대지가 슬럼화해 인근 상가의 피해만 계속 커지고 있다. 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 시절 당시 일대 상가가 50여 개가 있었는데 현재 상가는 6, 7개로 쪼그라들었다. 상가번영회 박동철 회장은 “하루에 60만~70만 원 올리던 매출이 하루 10만 원으로 급감했다. 5년째 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곧 문 닫을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부산외대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학 측은 캠퍼스 이전 당시 총 494억 원을 대출받아 현재 연간 13억 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교육부에 처분 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과태료나 벌점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우려한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이미 시의 대지 매각 제안에 대해 ‘매각 의향 있음’을 밝혔다. 이자 부담이 큰 만큼 우암동 대지를 빨리 매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측은 22일 시 관련 부서를 방문해 대지 매입 계획을 조속히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우암캠퍼스 개발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 개발 일지

2014년 2월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로  이전 2016년  6월 市에  뉴스테이  심의  요청했지만  반려 2017년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임대주택  검토 2018년  4월 부산시 ‘신해양산업 및 주민 커뮤니티 클러스터’ 발표 　 〃　 5월 공유재산  취득심의위원회  통과 　 〃　 8월 신규투자  사전심사  ‘재검토’ 의견 　 〃　10월 임시 부서  정책개발팀으로  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