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고층 아파트 건축이 학교와 주택 밀집지에 예정돼 주민 반발을 거듭 사오다 허가권자인 지자체, 시행사, 주민이 극적으로 상생 협의를 이뤘다. 이에 따라 극심한 민원 현장이 주민을 위한 복지공간으로 변신한다. 지자체가 건축허가를 접고 주민 의견을 수렴한 사업으로 바꾼 것은 이례적 변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사상구는 19일 주례동 536 일대 뉴세종아파트 건설용지를 매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지는 뉴세종건설이 지난해 7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지하 3층, 지상 20층 총면적 9368㎡ 규모로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주택이 밀집해 있고 특히 동주초등학교와 동주중학교 등 학교와 인접해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주민 반발(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5일 자 9면 보도)이 끊이지 않았다. 주민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50회가 넘는 집회를 진행하며 사업 취소를 주장해왔다.
이에 사상구는 주민, 뉴세종건설 측과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한 결과 최근 건설 대지를 매입해 도서관 등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시행사 측과 부지 계약 협의 단계인데 30억 원대의 매입 비용이 발생이 예상된다. 매입이 끝나면 본격적인 도서관 건립이 진행된다. 제2도서관 건립은 김대근 사상구청장의 선거 공약이다. 사상구 내에서도 모라·덕포동 등 북측에는 사상도서관이 있고 부산 대표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인 반면 주례·학장동 같은 남측은 이렇다 할 도서관이 없어 복지시설이 불균형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비상대책위 측 역시 대지 인근에 학교와 유치원이 있어 교육 시설 조성을 요구해왔던 만큼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재경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난 1년간 꾸준히 목소리를 냈고 아파트가 아닌 도서관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듣게 돼 주민 모두가 만족해하며 눈물까지 흘렸다”며 “주민을 외면하지 않고 이해해준 행정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