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출입로 혼잡에 추돌사고까지
- 송정해수욕장 입구도 혼란 유발
- “제대로 검토 안 하면 불편 야기”
최근 부산의 한 지자체에 설치된 회전교차로가 주민 사이에서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멀쩡했던 곳이 교통정체지역으로 바뀌고 사고까지 발생하자 성급한 행정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회전교차로가 인기를 끌면서 지자체가 잇달아 설치하지만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설치된 곳은 오히려 불편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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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동 구포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 앞 회전교차로에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이곳에 진입하는 차량이 많고 인근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어 혼잡을 빚는다고 인근 주민이 반발한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부산 북구는 18일 구포유림노르웨숲 아파트 앞 삼거리 일대에 회전교차로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시작돼 오는 12월 최종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예산은 국·시비 등 3억3000만 원이 투입됐다. 양방향 유턴이 가능한 환경 조성으로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고 교차로 진입 속도를 제한해 사고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회전교차로는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으로 2010년부터 정부가 설립을 추진해오고 있다. 부산에는 현재 28곳의 회전교차로가 있으며 올해 강서구 명지동 등 2곳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 앞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는 이전보다 혼잡이 더 심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고 주민은 입을 모은다. 교차로 주변에는 유림노르웨이숲 1, 2차 아파트 등 2000여 세대가 거주한다. 출근 시간대에는 삼거리 위쪽에서 내려오는 아파트 주민 차량과 구포3동 및 구포대교 양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회전교차로에 한데 묶여 혼잡이 극심하다.
특히 교차로에서 회전하는 버스는 정체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곳은 45번과 169-1번 시내버스를 비롯해 마을버스 6, 19번 등이 통행한다. 버스들이 좁은 2차선을 물고 진입하는 데다 회전하자마자 횡단보도 신호에 막힐 시에는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멈춰 서게 된다.
이마저도 교차로 공사 작업으로 기존 교차로 내에 있던 버스정류장을 교차로 약 20m 뒤쪽으로 옮겨 임시정류장을 만들어 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 때문에 사고 위험도 커졌다. 실제로 지난달 9일에는 회전교차로를 진입하던 시내버스가 정체로 서 있던 승용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 곽정숙(58) 씨는 “예전엔 문제없었지만 교차로가 생긴 이후 출근길이 오히려 10분 이상 지체돼 주민은 불만투성이다. 이것이야말로 엉터리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애초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5월 보행자 무신호 운영 때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며 부적합 결정을 내렸고, 북구는 감응식 보행자 신호등 설치 등으로 바꿔 지난 3월 협의를 완료했다. 북구의회 자유한국당 김태식(구포 1·2·3, 덕천2동) 의원은 “회전교차로 진입 직전 3차로가 2차로로 줄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며 “현 상태로는 준공이 안 된다고 보고 지난 5일 북구에 토목공사 준공 승인 보류 요청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북구 관계자는 “교차로 설치 후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버스정류장 위치를 회전교차로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입구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도 여름이면 피서객이 몰리면서 교차로 진입이 힘들어 차량 운전자가 애를 먹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는 정체구간의 경우 운전자 간 양보하는 배려심이 없으면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