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낡은 규제 풀어야 부산이 산다 <1> 자유무역지역 입주제한

행정편의에 막힌 신항배후 고부가 창출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8-10-14 20:00:47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 삶을 어처구니없이 옥죄는 낡은 규제가 생활 속에 널려 있다. 하지만 규제를 개혁한다고 하면 산업과 연관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불합리한 규제가 개선돼야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제신문은 급변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손질이 필요한 낡은 규제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부산시의 노력으로 그간 어떤 생활 속 규제가 철폐돼 왔는지도 살펴본다.

- 농·임·축산물 제조가공업체
- 정부, 관리상 이유로 불허
- ‘로스팅 커피’조차 수출 못해

- 12년째 항만 경쟁력 발목
- 입주 67곳 중 60곳 창고업

“물류 환적 과정에서 지역 제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10일 민선 7기 취임 100일을 맞아 부산 울산 경남 시장·도지사가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함께 개최한 토크콘서트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렇게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부산항의 물류처리량은 상당한데 부가가치가 다른 항만에 비해 3분의 1밖에 안 된다.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이 급선무”라고 거들었다. 이렇게 되면 항만물류를 기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낡은 규제가 부산항 신항의 미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농·임·축산물 제조가공 업종은 자유무역지역 입주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산업통상부 ‘자유무역지역의 운영에 관한 지침’이 대표적 독소 조항이다. 산업부는 농·임·축산물 제조가공을 허용하면 밀수 등 관리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2006년부터 이 지침을 고수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가공업체가 자유무역지역인 신항 배후부지에 들어오려다 규제 때문에 투자를 포기하기도 했다. 신항 배후부지에 입주한 물류업체 A사는 커피콩을 들여와 이를 로스팅해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업종 전환을 하려 지난해 관세청과 협의하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부산항으로 들어올 때와 나갈 때의 무게가 같아야 하는데 제조가공상 발생한 차이인지, 밀수로 악용됐는지 입증하기 어려워 공장 설립을 제한한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B 사는 350억 원을 투자해 200명을 고용하는 육류가공 공장을 신항 배후부지에 입주시키려 했으나 규제에 가로막혔다. 또 일본 유제품 업체인 C 사는 국내사와 손잡고 이곳에 유제품 가공공장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려 했으나 이 또한 업종제한 규제가 풀리지 않아 보류됐다. 부산시가 파악한 C 사의 투자액만 300억 원, 고용인원은 90명에 이른다.

더군다나 산업부 내부 지침에는 법률 규정이나 상위법의 위임 근거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다. 부산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내부 지침으로 신규 제조가공업체 유치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과잉 규제”라며 폐지를 요구했다. 시는 규제 철폐를 위해 지난 2일 열린 국무조정실 회의에서 산업부와 관세청 등 관계자와 회의를 열었다.

자유무역지역은 반입된 외국물품에 관세 부과를 유보하고, 임대료가 저렴하며, 각종 조세를 감면하고, 규제를 완화해줘 입주를 원하는 업체가 많다. 현재 부산항 신항 배후부지에 입주한 업체 총 67곳 중 제조업은 7곳(기계부품조립가공)에 불과하고, 나머지 60곳은 모두 창고보관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일 제조업의 비율은 10%에 그친다. 시 관계자는 “커피콩은 로스팅 후 판매하면 가격이 30배로 뛰어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며 “이렇게 생산성이 뛰어난 농·임·축산물 제조가공업체를 신항 배후부지에 유치하면 투자와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8. 8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9. 9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10. 10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5. 5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6. 6“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7. 7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8. 8"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9. 9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10. 10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2. 2[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6. 6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7. 7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8. 8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9. 9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10. 10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