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직후 폐허의 부산을 재건하는 데 헌신했던 리차드 위트컴(1894~1982) 부산 미군군수사령관(준장)을 기리는 기념조형물이 민간 주도로 건립된다. 위트컴 장군 기념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는 “지난 5일 동구 수정동 협성뷔페에서 1차 모임을 열고 부산 재건의 은인인 위트컴 장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시민 모금 형식으로 기념조형물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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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차드 위트컴 장군과 그의 업적을 재조명한 본지 2011년 6월 11일 자 1면 보도 . |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유일한 장성인 그는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전 대화재로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이재민 6000여 세대 3만여 명에게 군수 물자를 나눠줬다. 하지만 그는 군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다. 그는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명언을 남기며 의원들의 기립박수와 함께 더 많은 구호물자를 가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가 부산 재건에 쏟은 노력은 시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는 1954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해 부산대 장전캠퍼스 부지 50만 평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국에 남아 한국인 한묘숙(1927~2017) 여사와 결혼해 전쟁고아 돕기와 미군 유해 발굴에 일생을 바쳤다. 세월이 흐르면서 장군의 존재가 잊히다가 국제신문 보도(2011년 6월 11일 자 1·4면 등)로 재조명되고 있다. 육군 제5군수지원사령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위트컴 장군실을 개관했고, UN평화기념관은 지난 7월 12일 위트컴 장군 상설전시실을 열었다. 기념조형물 건립을 제안한 정철원 협성건업 사장은 “이렇게 훌륭한 분이 있는지 미처 몰라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군(軍)과 기관에 이어 이제 부산시민이 앞장서 장군을 기억하고 빚을 갚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부산 중구는 다음 달 27일 부산역전 대화재 발생일에 맞춰 옛 부산역이 있던 도시철도 1호선 중앙동역 12번 출구 인근에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