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종탑·아파트 자재 떨어지고
- 건물외벽 날아가 행인 머리 부상
- 감천항 부선 밧줄 절단돼 표류도
- 태풍경보에 서핑한 20대 과태료
- 경남도 공공시설 등 72곳 파손
- 농지 1133㏊ 잠겨 농작물 피해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281가구 4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고 7일 밝혔다. 평균 118.7㎜의 강수량이 기록된 지난 6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구조 등 신고 전화는 총 8657건이었다.
 |
| 7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강 인근 도로가 태풍 콩레이로 인해 떠내려온 잡풀과 쓰레기에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
■5년만에 태풍에 사라진 등표
태풍으로 해운대 동백섬 앞 등표가 사라졌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콩레이가 부산을 지나던 지난 6일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등표가 쓰러져 암초 인근 바다 속에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했다.
등표는 육지와 방파제에 설치된 등대와 달리 바다 속 암초 위에 건립된 구조물이다. 동백섬 앞 등표는 2014년에 건립된 것으로, ‘등표 남쪽으로만 항해하라’는 신호를 내보내 선박이 동백섬 부근으로 다가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해수청은 태풍으로 최대 8m 높이의 거대한 파도를 잇달아 맞아 등표가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
| 태풍 콩레이가 오기 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앞에 있던 등표(점선). 이 등표는 태풍으로 인해 쓰러져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독자 권헌영 씨 제공 |
지역의 등대·등표가 쓰러진 것은 2013년 제24호 태풍 다나스(DANAS) 이후 5년 만이다.
해수청 김동태 항로표시팀장은 “2003년 태풍 매미로 마산~부산 해안의 시설물 30여 기가 파손된 적이 있었다. 등표가 넘어진 것은 2013년 태풍 다나스 이후 처음”이라며 “임시로 등부표를 띄워 선박의 동백섬 접근을 막고, 내년 중으로 재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란다 유리 깨져 상처
 |
|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외부 마감재가 지난 6일 바닥에 떨어져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이날 오전 5시43분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인근 인도에 있던 가로수 일부가 강풍에 부러져 중앙대로로 넘어지면서 교통이 통제됐다. 오전 7시50분 서구 부용동에서는 교회 종탑이 도로에 추락했다. 오전 8시44분 남구 대연동에서는 한 아파트 외부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 주차된 차를 덮쳤다. 오전 9시50분 강서구 대저동 부산김해경전철 평강역 역사의 지붕 패널 3장이 날려가 도로에 떨어졌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 부산 사하구 괴정동 소재 아파트의 드라이비트 외벽이 바람에 휘날려 행인 A(53) 씨의 머리를 덮쳤다. 6일 오전 9시30분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아파트 베란다의 유리가 깨져 B(35) 씨와 C(여·32) 씨가 상처를 입기도 했다. 부산소방은 이날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해공항에서는 오전 6시50분 부산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BX8101편 등 140편이 결항했다. 운항은 이날 오후 1시40분을 기해 재개됐다. 오전 5시50분 사하구 감천항 내 부선 A호(139t)가 정박용 밧줄이 절단돼 표류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7일 오전 11시 기준 도로와 문화재, 공공청사, 항만 등 공공시설 36곳, 주택과 어선 등 사유시설 36곳 등 72곳이 침수 또는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창원과 진주, 사천 등 도내 9개 시·군에서 1133㏊의 농작물이 물에 잠기거나 유실됐다. 벼와 양상추 고추 토마토 등 노지 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 난리에 서핑 즐긴 20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겁 없이 서핑을 즐기던 20대는 과태료를 물게 됐다. 해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10분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서퍼 보드를 탄 혐의(수상레저안전법 위반)로 A(28) 씨를 적발했다.
A 씨는 태풍경보가 발효됐음에도 해경의 허가 없이 해수욕장에서 서핑한 혐의다. 행인이 서핑하는 모습을 보고 신고했다. 수상레저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서핑 등 바람과 파도만을 이용하는 수상레저 활동은 태풍·풍랑·해일·호우·대설과 관련한 ‘주의보’ 이상이 내릴 때 해경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경 관계자는 “태풍경보 등 발생 시 레저활동 단속을 위한 전담 요원을 따로 배치하지는 않지만, 육안 모니터링과 순찰을 통해 지속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김희국 박호걸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