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수상레저시설인 부산 수영강 ‘센텀마리나파크’가 건축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시설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영업을 재개하려된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부산고법 행정2부(박종훈 부장판사)는 센텀마리나파크 대표 김모 씨가 해운대구를 상대로 제기한 건축물대장 생성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김 씨는 해운대구로부터 2009년부터 2040년까지 해운대구 우동 수영강 일원 6000㎡의 점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 지역은 해운대 컨벤션·영상·해양레저특구 사업대상지다. 김 씨는 2011년 11월 해운대구에 제출한 착공계가 수리되자 7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13년 11월 관리시설 계류장 수상레저시설 등을 준공했다. 2015년 7월부터 이 시설에서 수상자전거와 카약, 오리배 등 무동력 수상레저기구 대여 등을 시작했으나 이용객이 많지 않아 영업을 중단했다.

김 씨는 수상레저시설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고 지난해 4월 해운대구에 시설 건축물대장 등록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이 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나 사용승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다. 김 씨는 마리나 시설이 부체를 수영강 바닥에 고정하는 방법으로 인공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시설물을 설치한 ‘특수구조 건축물’로 부산시와 설치 협의를 거쳤고, 해운대구에도 공사완료보고서를 제출해 실질적 사용승인을 받은 것과 다름 없다는 취지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설이 완공된 2013년에는 건축법에 부유식 건축물에 대한 항목이 없어 특수구조건축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하천점용허가만 받았을 뿐 세부 건축허가를 받지 않아 수상레저시설을 관계 법령에 적합한 건축물로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가 비슷한 구조인 서울마리나 수상레저시설은 건축물로 인정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서울마리나는 건축허가와 사용승인을 받았다. 서울마리나 건물이 고정식 계류방식이라는 사정만으로 센텀마리나와 같은 종류의 건축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해운대구가 하천점용허가를 내줄 때 관련 부서에 의견 협의만 했어도 수상레저시설이 건축물에 해당하는지 사전에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센텀마리나파크.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