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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 들여 복원 꽃마을천 악취는 여전

오수관로 설치 13%밖에 안 돼…서구 생태하천복원 ‘헛돈’ 비난

  • 국제신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8-09-02 18:46:3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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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식당가 오·폐수 계속 배출
- 겉만 말끔할 뿐 오염상태 지속
- 학장천 유입돼 낙동강까지 영향

- 시민단체 “돈 때문에 밀어붙여”

56억 원짜리 하천공사가 끝났는데도 부산 서구 꽃마을천에 토지 매입 문제로 여전히 오·폐수가 흐른다. 서둘러 완공하겠다는 서구에 대해 시민단체는 사업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 내린 비로 2일 오후 부산 서구 꽃마을천에 물이 흐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2일 엄광산 자락에 있는 부산 서구 서대신동 꽃마을천은 2년 전에 비해 깔끔한 모양새를 갖췄다. 본래 나무와 수풀로 뒤덮여 폭이 1m 남짓한 실개천에 불과했는데 지난 6월 끝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거치며 석축이 깔린 그럴듯한 하천으로 변신했다. 전체 780m 중 복원 구간 507m 구역은 폭이 5~10m 넓어졌다. 하천 인근에는 등산길과 정자 등 친수공간이 마련돼 나들이객이 머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이곳 주민의 생각은 달랐다. 주민은 “공사가 끝났어도 문제는 여전하다”며 입을 모았다. 하천의 악취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하천에 고인 검은 오수가 풍기는 악취는 기자의 코를 찔렀다. 주민 박구복(여·72) 씨도 “하천이 복원됐다는데도 냄새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꽃마을천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라 평소에는 오수가 하천에 그대로 고여 있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꽃마을은 주말이면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리집 등 행락객을 맞이하는 식당이 많다. 주민 김용구(75) 씨는 “꽃마을천 주변 식당이나 민가에서 나오는 ‘똥물’이 문제다. 그런데 오수관로 설치는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곳의 생태하천 복원 사업은 지난 6월 끝났다. 그러나 하천 사업과 병행됐어야 할 오수관로 설치는 본 계획의 13%에 그친다. 처음 서구가 55억8000만 원을 들여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할 때 부산시는 오수관로 설치를 인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서구는 하천 복원과 오수관로 매설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구가 직접 관리하는 꽃마을천은 계획대로 끝낼 수 있었던 반면 오수관로가 매설돼야 할 하천 인근은 사유지 매입이 덜 돼 준공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총 1.65㎞에 오수관로를 묻어야 함에도 매설구간은 200m에 불과하다. 급기야 지난 7월부터 오수관로 설치 공사가 중단됐다. 서구 관계자는 “토지 매입과 보상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꽃마을천에서 흐르는 물은 구덕천을 지나 학장천으로 유입돼 낙동강으로 이어진다. 부산시는 2012년부터 382억 원을 들여 학장천에 ‘고향의 강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폐수로 인한 고질적인 악취 문제를 겪어온 학장천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꽃마을천 생활하수를 잡지 못하면 학장천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도 오수가 흐르게 된다.

서구는 오수관로 설치 대상지에 현황 측량을 의뢰했다. 이를 통해 개별 필지의 면적이 확인되면 토지 소유자와 보상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생명그물 이준경 실장은 “오수관로 설치가 이 사업의 본질이다. 매입 문제 때문에 지금까지 설치가 완료되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 실장은 “사업 시작 전 이미 이와 같은 어려움을 알고 있음에도 일단 ‘돈 나올 구멍’을 뚫기 위해 무작정 밀어붙인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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