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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사’ 제대로 세웁시다

창간 71주년 특별기획-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진상조사도 자료 수집도 부실, 독재에 맞섰던 민중정신 퇴색

내년 40주년 기념일 제정 위해 시민 목소리 담아 재평가 작업

  • 국제신문
  • 취재팀 = 김화영 박호걸 이준영 김해정 기자
  •  |  입력 : 2018-08-30 2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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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기억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은 산업화의 아버지와 독재자 등 두 가지다.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부산 때문이다. 1979년 10월 16일.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부산대에서 시작돼 부산 전역으로 울려 퍼졌다. 부마항쟁 발생 열흘 뒤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유신 반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처벌은 점점 가혹해졌으나, 국민 저항은 더 거세져 이대로 안 되며 결단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10월 부마사태’가 이를 증명했다”고 고백했다.

두 발의 총성에 유신 독재가 끝났다. 하지만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차성환 상임위원은 “부산에서 시작된 함성이 전국 소도시까지 번질 기회가 있었다면 국민 저항을 못 이긴 박정희가 스스로 물러났을 수도 있다. 당시 많은 국민은 결국 정의가 승리하는 법을 배웠을지 모른다. 그가 허망하게 죽으면서 전국에 애도 물결이 일었고, 부마항쟁의 참의미는 희석됐다”고 분석했다.

부산은 이런 부마항쟁을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부마의 함성을 되뇌며 추모할 만한 장소도 없다. 초라한 ‘부산대 10·16 기념관’이 전부다. 서울과 광주가 5·18민주화운동과 4·19혁명, 1987년 6월항쟁을 기리려 기념관과 문화센터를 운영 중인 것과 대조된다. ‘보수도시’ 대구도 이승만 항거의 역사를 기리는 ‘2·28민주운동기념관’을 운영한다.

부마항쟁은 현대사의 흐름을 바꿨다. 처음엔 학생 몇 명이었지만 곧 5만 명이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외쳤다. 평범한 시민이 “잘 살아보세”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자”를 염원했다. 민중이 화나면 저항한다는 것을 권력에 보여줬다. 이 정신은 5·18로, 6월항쟁으로, 2017년 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 동아대 홍순권(사학과) 교수는 “부마항쟁 직후 박정희가 죽고, 이듬해 수많은 희생자를 낸 5·18이 터져 부마항쟁의 의미를 기릴 시기를 놓쳤다. 1987년 후 부산은 30년 넘게 보수정치가 자리잡으면서 기반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부마항쟁 40년을 맞는다. 창간 71년을 맞은 국제신문은 더 늦기 전에 부마항쟁의 정신을 되새기려 정확한 역사를 기록한다. 국제신문은 항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수집해 ‘진짜 진상 보고서’를 작성한다. 항쟁의 정신을 기릴 기념관의 건립을 비롯해 국가기념일 제정의 당위성을 주창한다. 특별취재팀은 1979년 10월을 산 부산시민의 기억을 애타게 기다리며 소중한 제보(이메일 ljy@kookje.co.kr, 전화 051-500-5121)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사회 1부 특별취재팀

취재팀 = 김화영 박호걸 이준영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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