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단계 평가 준비기간 2주 불과
- 일부 대학은 타 대학 자료 공수
- 그대로 베껴 제출 들통나 홍역
- 교육부 전국 300곳 획일적 평가
- 지역대학 홀대·불공정 논란도
2018년 대학역량진단 평가 결과(국제신문 24일 자 1·3면 보도)가 공개된 후 대학가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평가를 위해 휴강까지 불사하며 수개월을 마음 졸이며 준비해 온 대학들은 앞으로는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지역대학 홀대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역량진단 평가 결과가 나오기 직전까지 대부분 대학은 노심초사했다. 1단계에서 예비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된 대학들은 부정·비리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2단계 평가를 받은 대학들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일부 대학은 억대의 비용을 들여가며 외부 컨설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2단계 평가는 특히 준비 기간이 2주 남짓에 불과해 전국의 해당 대학들이 컨설팅에 관심이 많았다. 3·4명이 참여한 컨설팅에 투입되는 비용이 1억 원쯤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어떤 대학은 1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대학 자료를 그대로 가져와 활용하다 들통나서 홍역을 치렀다는 소문도 있다”며 “다들 사활을 걸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발표 직전 부울경지역 대학 중 한 곳이 추가로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탈락한 대학들 모두 희망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 영산대가 주인공으로 낙점되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역량강화대학이 된 한 대학 관계자는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 아니겠나. 그래서 더 아쉽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학 관계자들은 3년 뒤 또 한 번 역량진단 평가가 예정돼 있는 만큼 마냥 마음 놓고 있을 수만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제대로 대학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 방식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대학 평가 담당자는 “평가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300개에 달하는 대학을 평가하다 보니 특정 항목이 있나 없나, 보기 좋나 아니냐 등을 기계적으로 평가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 평가 담당자도 “역량진단 평가 받느라고 교수가 휴강도 불사하는 상황이었다. 학생을 얼마나 잘 가르치는지를 평가한다면서 평가 준비로 휴강하도록 만드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6월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학 구조개혁평가의 문제점으로 ‘평가 준비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3.68점, 4점 척도)’과 ‘획일적 평가기준에 따른 대학 서열화(3.54점)’를 꼽았다.
지역대학을 홀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반대만 보면 전체 187개교를 기준으로 할 경우 수도권 대학의 자율개선대학 선정비율은 약 74%(전체 평균은 64%)이지만 평가 제외대학을 뺀 160개교를 기준으로 하면 그 비율이 약 91%로 크게 높아진다. 한 대학 평가 담당자는 “평가제외 대학의 비율이 지역마다 크게 달랐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