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를 3개로 쪼갠 ‘유령 회사’로 관급 해양공사에 참가해 불법으로 낙찰받은 부산지역 한 건설사 대표가 해경에 붙잡혔다. 제주 해양경찰서는 20일 불법으로 관급공사를 낙찰받은 혐의(입찰 방해)로 건설사 대표 A(75)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4월 1일까지 부산 제주 등지에 있는 기관으로부터 27건의 사업을 수주해 총 420억 상당의 공사를 불법으로 따낸 혐의를 받는다.

해경 조사 결과 A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부산 소재의 건설 업체를 3개 법인으로 쪼개 마치 서로 다른 회사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김 씨는 업종별로 두 개의 회사를 서로 짝지어 공동 투찰해 낙찰 확률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 중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설 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지난 1월 계약한 74억6000만 원 규모의 제주 해저케이블공사 사업도 포함됐다.

한편 A 씨는 1년에 150만 원에서 800만 원가량을 지급해 경력증·경력수첩·자격증 등을 빌려 기술자를 보유한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A 씨에게 이를 빌려준 B(55)씨 등 기술자 30여 명은 자격기본법 위반 혐의로 해경에 불구속 입건됐다.

또 A 씨는 자신의 업체에 고용된 기술자 43명의 통장과 카드 등을 건네받고 이를 이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척 꾸며낸 뒤 환수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약 2억 원을 횡령했다고 해경은 덧붙였다. 해경은 A 씨를 포함해 총 47명을 입건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