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영향 크고 막연한 불안감 탓
- 해수욕장 유료사업 잇달아 실패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새로운 명물로 주목받았던 열기구(사진)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백사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몇 가지 유료 사업을 진행했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올해 시작된 ‘I ♡ 해운대’ 열기구 사업 유료 이용객 수가 약 200명이라고 14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말 열기구 사업업체 ㈜다이너스티와 2년간 위탁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했다. 줄을 연결하는 계류 비행 방식으로 약 10분간 최대 15ｍ 상공에서 해운대 해변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열기구 탑승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달 19일 허가된 후 열기구를 운영한 날은 단 9일이다. 열기구는 바람이 초속 2ｍ 이하 때 운행된다. 현장 상황에 따라 4ｍ 이하까지 운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4ｍ가 넘으면 운행할 수 없다.

지난 4월 제주도 열기구 사고가 난 것도 악재다. 열기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도 실제 탑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이너스티 전광일 대표는 “열기구는 1억 원가량이 투입되고, 월 고정 지출이 1500만 원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탑승 인원이 적어 지금까지 매출이 500만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외국에서 탑승 문의가 오지만, 못뜨는 날이 70%라고 하면 실제 탑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열기구와 별도로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이템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구가 실패한 유료화 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12월 해운대 백사장에 사계절 관광지를 표방하며 가로 61ｍ, 세로 30ｍ 크기의 아이스링크를 설치했지만, 해풍과 예상보다 높은 기온에 고전해야 했다. 얼음을 추가 투입해 문을 열었지만 흥행에 실패한 후 조기 폐장했다. 지난해 7월과 2015년 설치한 대형 워터슬라이드도 관광객의 외면과 태풍 ‘노루’의 북상 탓에 조기에 철거되기도 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이것저것 시도하기보다 사전에 활용도와 효용을 철저히 분석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