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 보호 위해 야외방사 자제
- 에어컨 시설 갖춘 곳에 머물게
- 얼린 생선 등 특식 제공도
한낮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기는 폭염이 유례없이 계속되면서 동물들 또한 무더위에 신음한다. 부산에서 유일한 동물원인 삼정 더파크는 부산에 동물원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동물 보호를 위해 일부를 야외가 아닌 실내에만 머물도록 조처하는 등 혹서기를 무사히 보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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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삼정 더파크에서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코끼리 ‘문미’. 전민철 기자 |
5일 오전 11시 부산진구 삼정 더파크. 동물원이 있는 초읍동의 수은주는 이날 오전 이미 34도를 가리켰다.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을 기록한 가운데 체감 온도는 39도까지 올랐다.
햇볕이 따가운 야외 방사장에서 라오스가 고향인 아시아 코끼리 문미(35)가 코로 야적장의 흙을 머금어 머리와 등을 향해 힘껏 내뿜은 뒤, 방사장을 향해 종일 물을 내쏘는 호스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몸에 흙을 끼얹어 잠시나마 햇볕을 가리고, 물로 씻어내리며 체온을 낮추려 이런 동작을 반복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삼정 더파크 측은 코끼리 문미를 포함해 독일에서 온 흑표범 한 쌍과 아프리카 출신의 하이에나 3마리 등 일부 동물에 한낮 ‘실내 보호’를 시행하고 있다.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햇볕과 기온이 가장 뜨거운 시간엔 이들 동물이 야외 방사장 대신 에어컨을 가동한 실내에만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또 매일 3회 양과 염소 등 10마리 안팎의 동물을 인솔해 방문객과 함께 동물원 일대를 산책할 수 있게 마련한 퍼레이드 행사 또한 잠정 중단했다. 극심한 지열 탓에 발에 화상을 입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그대신 동물들의 움직임이 비교적 좋은 야간 개장 시간에는 사자·호랑이 같은 맹수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람객에게 보여준다. 삼정 더파크 안동수 본부장은 “부산에서 40년가량 사육사 일을 하면서 이토록 긴 폭염은 겪은 적이 없다. 개장 이래 동물을 실내에만 두거나 퍼레이드마저 중단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펭귄이나 북극여우 등 추운 지방 동물에게는 평소 식사량의 20%를 얼린 생선 등 특식으로 제공한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더위 탓에 사하라 사막이 고향인 사막여우도 헉헉대는 모습이다. 123종 1200마리에 달하는 동물이 있는 우리를 끝없이 오가는 사육사 20여 명 역시 더위와 사투를 벌이지만 최우선은 동물의 안전이다. 강은솜 계장은 “더위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동물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