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모르고 매입 건물주 많아
- 시 “형평성 차원에서 원칙 고수
- 법 허용 범위에서 편의 고려”

양산시 원동면 배내골 인근 3029㎡에 2층짜리 펜션 2동을 갖고 있는 김모(61) 씨.

양산시 원동면 배내골 일대에 크고작은 펜션이 밀집해 있다.

그는 최근 양산시로부터 테라스 8개와 관리창고 1동이 불법 건축물이니 법규에 맞게 시정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받았다. 이 계고장에는 ‘제때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시정이 될 때까지 매년 일정액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받거나 강제철거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펜션 부지가 수년 전 계획관리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용도 지역이 변경돼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줄었다. 이에 따라 해당 불법 건축물의 양성화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김 씨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양산시 원동면 선리 배내골 2005㎡에 2층 펜션 1동을 갖고 있는 박모(67) 씨도 근린생활 용도의 일부 건축물이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된 사실이 드러나 지난 5월 시정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 펜션 역시 주거용으로 시정조처하려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건축법에 따라 내진설계를 해야하는데 건물 구조상 불가능해 박 씨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양산시가 최근 배내골 등 펜션이 밀집한 원동면 일대 불법 건축물 단속에 나서 전체 100곳 중 80곳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해 무더기 시정조처를 내려 파장이 일고 있다. 위반 내용은 무단증축 및 불법 용도 변경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시는 오는 10월부터 이행강제금 부과 등 본격 행정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앞의 사례같이 여러 사유로 시정명령 이행이 불가능 한 건물이 상당수에 달해 이들 펜션 소유자는 사실상 영업을 그만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중 다수는 이러한 불법건축 사실을 모르고 펜션을 매입한 일종의 ‘선의의 피해자’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있다.

양산 배내골에서 펜션 영업을 하고 있는 이모(56) 씨는 “다른 사람의 불법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내가 덤터기를 써야 하니 너무 억울하다. 퇴직금 등 전 재산을 털어 구입한 펜션인데 불법 건축 문제로 전체를 헐고 다시 지어야 한다니 너무 막막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양산시의회 김효진 부의장은 “선의의 건물주는 따로 구제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이미 시정명령을 이행한 건물주도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원칙대로 조처할 수밖에 없다. 다만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 범위에서 건물주의 편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