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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71> 제우스와 데우스 : 호모 데우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8-02 19:08:1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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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로부터 쫓겨날 것을 우려한 크로노스는 다섯 번째 자식도 태어나자마자 삼켜 뱃속에 가두었다. 여섯째가 태어나자 어머니 레아는 포대기에 둘러싸인 돌을 아들로 위장하여 크로노스가 삼키도록 한다. 겨우 살아남은 막내는 젖과 꿀을 먹고 자란다. 바로 제우스다. 장성한 제우스는 아버지에게 약을 먹여 다섯 남매를 토해 내도록 한다. 결국 크로노스를 몰아내며 최고의 왕위에 오른다. 주신(主神)이 된 것이다.

제우스처럼 신적 존재가 된 호모 데우스.
제우스는 바람둥이 신이기도 했다. 정실부인으로 순결의 여신이자 질투의 여신인 헤라의 감시를 피해 여신이든 여인이든 예쁘면 온갖 묘술로 껄떡거리며 자식을 낳았다. 자식들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왜 그리되었을까? 인간들이 제우스를 난봉꾼으로 몰아가지 않았을까? 자기가 제우스의 후예로 최고 귀족임을 강조하려고? 인간의 꼼수에 의해 그리스 신화가 복잡다단하게 전개되는 이유다.

그리스 신인 제우스는 로마시대 때 주피터로 인식되며 지금쯤 태양을 도는 가장 큰 행성인 목성에서 살고 있다. 신들을 머나먼 행성으로 내몰며 지구는 온통 인간들 차지가 되었다. 급기야 호모 사피엔스인 인간은 신적 존재인 호모 데우스가 되었다. 데우스(Deus)는 신이다. 제우스(Zeus)의 라틴식 이름이다. 신의 영역인 원자핵을 건드려 무한 에너지를, 세포핵을 건드려 무한 생명체를 생산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인간이다. 게다가 무진장한 디지털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여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마저 거느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 의식이 흐릿하며 멍청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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