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0년엔 폭염의 일상화
- 폭염일수 지난 30년의 5배
- 열대야 일수도 30일 이상
- 국지성·게릴라성 강우로
- 침수·가뭄 양극화 심해질 것
- 해수면 30㎝가량 상승따라
- 부산·울산 해안지역 사라져
# 아열대화 대응 시스템 구축
- 농작물·어종 지도 바뀌고
- 감염병·병해충 등 양상 변해
- 일반적인 건구온도 개념 대신
- 자연적·인위적 환경과 감안한
- ‘습구온도’ ‘인지온도’ 사용을
올해 불볕더위를 비롯해 다가올 살인적인 폭염의 근본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대기가 머금고 있는 수증기가 많아졌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대기 상층으로 올라가 대기 상하층 모두 강한 고기압으로 뒤덮이게 된다. 낮에는 일사효과가 강하고 밤에는 더운 수증기와 도시 열섬 현상으로 열기가 식지 못하면서 열대야가 이어진다. 밤 최저기온이 26~27도에서 시작하니 낮 최고기온은 금방 40도까지 치솟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같은 상황은 전 세계가 비슷하다. 올해 역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미국, 그리스, 스웨덴, 알제리에 폭염이 덮쳐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폭염이 일상화된 2050년 미래는
기후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향후 30년 뒤인 2050년께의 모습은 끔찍하다.
기온이 40도가 넘는 폭염일수가 최대 50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0년간 평균 폭염일수는 10일이었다. 5배가 늘어나는 셈이다. 폭염의 일상화다. 폭염 기간도 7, 8월에 국한되지 않는다. 5월부터 9월까지로 여름이 길어진다. 이런 기미는 올해 벌써 나타났다. 지난 5, 6월에 장마 기간에 주로 나타나는 게릴라성 강우가 쏟아졌다. 장마 기간도 짧아졌다. 올해 장마는 지난 6월 29일 시작해 2주 만에 끝나 197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짧았다.
장마 기간이 짧아지고 더위가 당겨지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폭염 일수도 늘어난다. 40도가 넘는 기온 아래 냉방기가 없는 생활은 생각하기 어렵다. 전날 밤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30일 이상 이어진다. 밤에는 숙면을 이루지 못하고 낮에는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다 보니 노약자, 어린이 등 폭염 취약 계층부터 피해가 발생한다.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많은 초고령사회에서 폭염 사망자 수는 250명 이상으로 급증한다. 강수량은 연평균 1100㎜로, 2011년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강수량 증가는 국지성·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것으로 한 해에도 침수와 가뭄으로 양극화를 이룬다.
연평균 기온이 17도에 이르면서 한반도는 아열대화됐다. 사과 복숭아 등은 재배가 어려워 금값이 된 지 오래다. 대신 감귤과 단감 생산지가 늘어났다. 꽁치나 참조기 등 한류성 어종 역시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만선을 이뤘던 명태는 이미 2010년대부터 잡히지 않아 사라졌다. 대신 식중독과 각종 감염병은 창궐한다. 온난화로 병해충 종류가 급증하고 각종 세균이 번성하는 등 감염병 양상이 달라진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 역시 30㎝가량 상승한다. 부산이나 울산 등 해안도시 내 일부 지역은 이미 잠겼다.
■습구온도 도입 등 폭염 인식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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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경보가 내려진 2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내 나무 그늘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40도가 넘는 폭염을 대비해 공원 등 녹지 조성 등 도시열섬 완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종진 기자 |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온도는 건구온도를 말한다. 그러나 더위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 바람, 햇빛 등 다양한 자연적·인위적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부산 금정구의 절대 기온이 33도라 가정할 때, 해당 지역 주민 모두가 33도로 체감하지 않는다. 냉방기가 있는 실내 사무 공간에 있는 사람은 28도 정도로 느낄 수 있으나, 슬레이트집에 있는 사람은 35도, 한낮 야외에서 작업하는 사람은 37도 이상으로 더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습도가 높다면 사람이 느끼는 더위 수준은 더욱 높아진다.
이래서 도입이 필요한 개념이 바로 ‘습구온도’와 ‘인지온도’다. 습구온도는 온도계를 증류수에 적신 상태에서 측정하는 기온을 말한다. 말 그대로 습도를 감안한 온도다. 습구온도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 덥고 습한 환경에서 인체가 스스로 땀을 내 열을 식히지 못하게 되면 건강한 성인도 수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습구온도 섭씨 35도는 건구온도 46도에 습도 50%가 더해진 상태를 말하며 그늘에 앉은 성인조차 6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인지온도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인지온도는 바람이나 습도 등 자연적 요소뿐 아니라 건축물의 단열 정도나 햇빛 반사 정도 등 사람의 체온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감안한 온도를 뜻한다. 온열질환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며 정도에 따라 일사, 열경련, 열 실신, 열사병 등이 있다. 열사병은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하다. 열사병 증세가 나타난 사람들은 대개 체온이 40도가 넘는다. 치료가 늦어지면 호흡기와 신장, 간 등에 손상이 올 수 있고 혈액 속에 피가 굳는 혈전이 생길 수 있는데, 일단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
고신대 고광욱(예방의학과) 교수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남성일수록 폭염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20도에서 30도로 오르는 것과, 30도에서 32도로 오르는 것은 인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폭염이 일상화되는 만큼 국민 모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폭염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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