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폭염 현장 체험르포 <4> 성수기 맞은 이삿짐센터

“기분좋은 새집살이 위해 살인적 더위 참죠”

  •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18-08-01 19:26:31
  •  |   본지 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손 없는 날’ 찾아 예약 몰려
- 물건 안전히 옮기는데 진땀
- 작업 1시간만에 허리 쑤셔
- 정수리 온도 재보니 60도

1일 오전 9시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주택. 집 안에는 포장을 기다리는 이삿짐이 한가득 쌓여 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씨에 뙤약볕은 연신 피부를 찔러댔다. 이 시각 동구 범일동의 기온은 섭씨 34도를 기록했다. 눈앞에 산적한 짐 더미 때문인지, 무더운 기후 탓인지 숨이 턱 막혔다.
   
1일 오전 본지 신심범(오른쪽) 기자가 부산 동구 한 주택가에서 이삿짐 센터 직원들과 함께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국제신문 취재진은 이날 이삿짐 업체인 ‘영도구 오륙도 익스프레스’ 소속 직원 3명과 함께 2시간가량 이삿짐을 날랐다. 이른바 ‘손 없는 날’로, 이사가 몰렸다. 직원들은 무거운 세간을 들어 옮기는 육탄전에 뜨거운 태양열까지 버텨내는 이중고를 치러야 한다. 지난달 23일 부산에서는 이삿짐을 나른 뒤 휴식 취하던 한 업체 직원(42)이 열사병으로 숨지기도 했다.

먼저 미리 준비해 온 바구니와 이사용 포장박스에 빈틈없이 물품을 담고, 직접 들어 올리거나 끌차를 이용해 이사 차량 앞으로 옮긴다. 끌차를 사용할 때는 울퉁불퉁한 지면으로 인해 물건이 쏟아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물건을 차량까지 옮긴 뒤에는 철제 경사로를 이용해 이삿짐 차량 내부로 짐을 들어 올린다. 밀어 올린 짐은 차곡차곡 잘 쌓아 넣어야 한다. 짐이 제대로 적재되지 못하면 차량이 움직이다 물건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삿짐 몇 바구니를 옮겨 싣는 15분 만에 기자의 얼굴은 벌겋게 익었다.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내도 또다시 땀이 솟아났다. 기자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열을 측정한 적외선 온도기의 계기판에는 50도가 찍혀 있었다. 박스를 나른 지 1시간 정도가 지나자 허리가 쑤셨다. 이삿짐을 들던 손은 떨리기 시작했다. “요령 없이 힘으로만 짐을 날라서 몸이 빨리 지친 것”이라고 말한 이삿짐센터 직원 양종임(60) 씨의 얼굴 또한 땀범벅이었다. 기자의 정수리 온도는 60도까지 치솟았다.

몽골에서 온 이 업체 직원 투글두르(가명·46) 씨는 “오늘은 그나마 복층 주택이라 일이 쉬운 편”이라며 “5층 정도 되는 주택에서 작업 하는 날이면 팔다리 허리 어깨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여름의 무더위가 낯설다는 그는 “몽골의 여름은 한국에 비해 기온이 낮을뿐더러 비도 자주 온다. 한국처럼 습도와 온도 모두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니 무척 힘들다”고 설명했다.

모든 짐을 차량에 싣고 난 뒤에도 직원들은 숨 돌릴 틈 없이 짐을 내려 둘 새집으로 차를 몰았다. 주민의 출입이 잦은 시각을 피해 서둘러 짐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짐을 나르며 땀 흘린 이들의 몸에서 나는 열기가 차 안을 가득 메웠다.

양 소장은 “날씨가 덥고 몸이 지쳐도 쉴 수 없다. 정해진 시간 안에 이사를 완료하는 것이 계약이자 약속이기 때문”이라며 “살인적인 날씨에도 기분 좋은 새집살이를 위해 애쓰는 이삿짐센터 직원들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3. 3[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4. 4"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5. 5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7. 7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8. 8"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9. 9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5. 5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6. 6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7. 7‘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0. 10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3. 3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4. 4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5. 5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