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요금은 입주민들이 부담
- 북구서도 23대 전 초소 놓아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들이 입주민의 배려로 ‘착한 바람’을 쐬게 됐다.
남구 문현동 삼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9일 아파트 내 경비실 8곳에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2000년 입주를 시작한 삼성아파트는 올해까지 경비실에 에어컨이 없었다. 18년 동안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관리비에서 에어컨 구매비를 부담하는 일에 동대표 간에 의견이 갈렸던 것.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 문제는 논의도 되지 않았다.
매년 여름이면 찜통 같은 경비실이 연출됐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회의에서 삼성아파트 이준식 입주자대표회장이 사재 출연을 약속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회장이 자신이 에어컨 구매와 설치를 위한 비용을 대겠다고 나섰다.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자 다른 동대표들도 흔쾌히 전기요금 부담에 찬성할 수 있었다. 약 300만 원을 들여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경비실에 에어컨을 들여놨다.
또 삼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경비원과 청소노동자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해체한 아파트 부녀회가 사용하던 60㎡ 규모의 사무공간을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한 것이다. 이 회장은 부녀회를 다시 조직한다면 현재 입주자대표회의가 쓰는 회의공간을 부녀회에 내어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앞서 북구 화명동의 화명대림타운은 경비·보안 요원을 위해 에어컨 23대를 전 초소에 설치했다. 당시 에어컨 설치 비용은 인근 상가 신축 시공사가 전액 부담했다. 상가를 새로 지으면서 소음과 분진을 발생시킨 것을 아파트 단지에 보상하는 차원이다. 화명대림타운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시작되면서 발생한 소음·분진 피해에 대한 보상금을 주민들이 나눠 받는 대신 1000만 원 상당을 들여 경비·보안 초소 곳곳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정했다.
부산진구 양정동 현대2차아파트도 최근 주민 투표를 통해 경비실 7곳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