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 등도

검찰이 부산 건설업자와 유착해 재판부 심증을 유출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모 전 판사의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2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문 전 판사의 사무실,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과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의 말을 종합하면 법원은 문 전 판사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다”며 기각했다. 윤리감사관실은 “법원행정처로부터의 임의제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는 사유로, 인사심의관실은 “형사소송법상 국가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허락하지 않았다.

문 전 판사는 2016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일 때 재판부의 심증을 유출하려 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2015년 문 판사가 부산고법에 재직 중일 때 정 씨로부터 수차례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수사결과를 법원행정처에 통보했다. 그러나 문 전 판사는 구두경고만 받고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의 조치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문 전 판사 사무실과 윤리감사관실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문 전 판사와 정 씨,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긴밀한 관계였다는 점을 고려해 현 전 수석의 도움을 받아 상고법원을 설립하려고 문 전 판사의 비위 의혹을 무마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