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스마트계량기 보급 32%뿐
- 시민 실시간 사용량 체크도 못해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은 생활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전제품이 됐다. 그러나 뜨거운 거리를 벗어나 집에서 쐬는 에어컨 바람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른바 ‘전기요금 폭탄’에 관한 우려 때문이다. 부산에 사는 정병민(30) 씨는 “두 살 난 딸아이를 키우려면 집안에서 종일 에어컨을 틀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달 전기요금부터 이미 이전보다 7만 원 이상 올랐는데 다음 달 요금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름철이 되면 냉방용품을 많이 사용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한다. 한국전력의 전력 빅데이터 센터의 통계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매년 8월에 최대 전력사용량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든 이번 달 역시 예년의 최대 전력사용량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용·농축산용과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돼 시민은 전기요금 폭탄에 떨고 있다.
매년 누진제를 폐지해달라는 여론이 봇물을 이룬다. 2016년 7월과 8월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제기돼 같은 해 12월 종전 6단계에서 3단계로 변경됐다.
하지만 누진제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지난해 8월 부산지역 평균 전력사용량인 약 500Kwh를 과거 누진제로 계산하면 11만9910원이며 현행 계산법을 적용해도 9만4110원으로 부담은 크게 줄지 않는다. 소비전력이 1.8Kwh인 에어컨을 하루 8시간씩 한 달 동안 사용하면 7만5000원(432Kwh)의 요금을 내야 한다.
전기요금을 실시간으로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다음 달 중순이 돼서야 자신이 쓴 전력량과 그에 따른 요금을 알 수 있어 효율적인 전력 사용도 먼 나라 이야기다.
앞서 한전은 사용 전력량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계량기(AMI)를 2020년까지 전국 2250만 호에 보급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7월 현재까지 730만 호 보급에 그쳤다. 목표 대비 3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16년 12월 계획을 발표한 지 1년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AMI 는 선진국형 전자식 원격 검침으로 소비자가 전기사용량과 예상요금을 1시간 단위로 알 수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수량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주택용 AMI 보급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아파트의 경우 호별로 전력 공급계약을 하지 않아 AM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