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경함정 지휘관 과실만 한정
- 법원 “신속 구호조치 안해” 판단
- “총체적 부실” 유족 주장과 상반
- 국민성금 고려한 위자료도 논란
법원이 세월호 참사 발생 4년여 만에 국가에 구조실패 책임을 물었다. 다만 그 책임은 사고 해역에 처음 도착한 소형 해경 함정 지휘관 과실에 한정했다. 유족들은 항소심이 열린다면 “1심보다 더 큰 책임을 묻는 재판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경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19일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 직후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하나도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 목적은 정부와 기업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도의적 정치적 책임이 아닌 법적으로 어떤 책임이 있는지 명시해 달라는 것이지 단순히 잘못을 인정해 달라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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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소속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선고에서 승소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유 위원장은 또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무능을 넘어 아예 희생자를 구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고, 참사 이후에는 진상 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2심은 정부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지금보다 더 큰 책임을 묻는 재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이상현 부장판사)는 목포해경 123정 김모 전 정장이 승객 퇴선 등 신속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고, 승객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유족들은 소송에서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의 관제 실패,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 지휘, 국가재난 컨트롤타워 미작동 등도 직무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행위들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희생자들의 사망과 인과관계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가 재난 구조 체계의 총체적 부실 또는 고의 구조 포기를 주장하는 유족 의견과 상반된다. 소송을 대리한 김도형 변호사도 “이번 판결은 세월호 선사와 선원, 해경 정장의 형사 사건에서 인정한 국가 책임 범위를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구조 실패 책임을 얼마나 인정했는지 판결문을 살펴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정장은 선내 승객 상황 확인, 퇴선 안내와 유도, 123정 승조원과 해경 헬기의 구조활동 지휘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구조 실패’로 법적 책임을 진 해경은 소형함 지휘관인 김 전 정장이 유일하다.
위자료 산정법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부는 희생자 1인당 1억 원의 국가 배·보상을 받은 다른 유족과의 형평성, 한 가족에게 2억1000만~2억5000만 원씩 지급된 국민 성금 등을 참작해 위자료를 산정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