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 행보가 화제다.

박보영 대법관 취임 당시 모습. 연합뉴스.

박 전 대법관은 최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산하 ‘여수시 법원’에서 전임 판사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

모든 판사들의 꿈이라는 ‘대법원’과 달리 ‘시군법원’은 소송가액 2000만 원 미만의 소액 사건을 다룬다. 따로 청사로 마련돼 있지 않아 인근 등기소 건물을 법원으로 대체해 사용할 정도로 대법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렇듯 소박한 환경에 일선 판사들조차 여수시법원과 같은 시군법원으로 부임하는 것을 꺼린다.

이렇듯 박 전 대법관이 너무도 소박한 여수시 법원 전임판사를 희망하는 데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지역 법률 문화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대법관 출신이 여수시 법원 같은 시군 법원 판사로 근무한 경우는 없다. 만약 법관인사위원회와 대법관 회의에서 박 전 대법관의 여수시 법원 부임을 허가할 경우 최초 사례가 된다. 늘 퇴임한 대법관들에 대한 전관예우 문제가 대법원을 괴롭혀 온 만큼 대법원에서도 박 전 대법관의 여수시 법원 부임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 전 대법관이 여수시 법원 판사로 부임한다면 전관예우 문제에 대한 모범적 해결과 동시에 법률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법원의 정책 변화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