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예술인 다 떠난 흰여울마을에 무슨 일

‘한국의 소살리토’ 일군 주역, 모두 입주 연장계약 거부당해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8-07-10 00:00:23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영도구 “불통에 지역민 불만”
- 주민도 “존재 필요성 못 느껴”

- 작가들 “월세 뛰니 내쫓는 것”
-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 호소

‘한국의 소살리토’로 불리는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공헌한 예술작가의 모습을 이제 더는 볼 수 없다. 9일 현재 작업실은 텅 비어 있고 일부 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관광객이 9일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영도구는 총 7곳의 입주 작가 작업실 중 3곳은 지난달 건물주가 무상 임대계약을 해지했고, 나머지 4곳은 2021년까지 임대 기간이 남아 있지만 주민과의 소통 문제로 입주 작가와 입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흰여울마을이 오늘날과 같은 ‘핫 플레이스’가 된 것은 2011년으로 거슬러간다. 영도구는 폐·공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흰여울마을에 지역의 예술가를 입주시켜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 같은 예술인 공간을 조성했다. 건물주로부터 무상임대를 받아 절영로 해안길 천혜의 경관을 바라보며 미적 영감을 발휘하도록 작업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다. 구는 작가들의 개인 전시회 홍보비도 지원했다.

입주작가들은 매년 전시회를 열고 연 4회 목공예와 그림 수업과 같이 지역민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개최하며 흰여울마을의 문화 첨병으로 활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2016년부터 개최된 부산원도심골목길축제에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며 흰여울마을의 관광객 유치에 일조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흰여울마을은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그럼에도 사태가 이렇게 치닫게 된 원인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작가와 주민 간의 소통 부재가 꼽힌다. 그동안 마을이 명소가 되면서 임대료와 집값이 급등했다. 한 입주작가는 “문화원 측이 주민과 불통을 이유로 들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원인이 돼 쫓겨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흰여울마을을 위탁 관리하는 영도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입주작가들과 지역 주민 사이에 소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주민의 불만이 쌓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 소속의 한 주민 또한 “입주작가와 주민 간 교류가 활발하지 못해 작가들이 마을에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거들었다. 문화원 측은 작가들이 떠난 자리에 외부 예술인단체와 협력해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주민 스스로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입주작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작가는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인들을 육성시키려고 안간힘을 쓸 정도인데 왜 영도구는 이러한 흐름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의아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사업 시작 전 상생 계약을 맺는 예방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우신구(건설융합학부)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 외에도 행정이 주도한 사업이라 주민과 작가 간 소통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명해진 마을의 운명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7. 7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9. 9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