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첫 가족친화기업 인증
- 셋째 자녀까지 출산장려금 두둑
- 유연한 근무로 육아부담 덜기도
- 직원 부부 특별한 날 선물 주고
- 가정의날 퇴근때는 강제로 불꺼
- 매달 사원가족위한 문화행사도
- “직원 근무전념해야 생산성 향상”
지난 1일부터 주 5일 근무에 이어 새로운 노동시간의 혁명이라 불리는 ‘주 52시간 근무시대’가 열렸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일하는 데 썼던 시간을 가족이나 자기계발 등 여가에 투입하자는 게 정부의 취지다.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워라밸을 논의하지만, 이미 10년 전부터 이를 실천해오고 있는 ‘선구자’적 중소기업이 부산에 있다. 선박 엔진부품 등을 만드는 조선기자재 업체 선보공업㈜이 그 주인공. 부산 사하구 다대동과 구평동 등에 사업장을 갖춘 선보공업은 10년 전인 2008년 중소기업으로는 전국 최초로 여성가족부가 인증하는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됐다. 본사가 있는 다대동 1공장 사무실에 들어서면 ‘부산시 인증 출산장려기업’(2009년 지정), ‘여성가족부 수여 가족사랑대상’(2016년) 등 다양한 상패부터 눈길을 끈다.
| |  |
|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 사하구 다대동 선보공업 제1공장에서 직원들이 ‘가족친화기업’인 회사 자랑을 하며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전국 최초 가족친화기업 인증
선보공업은 직원을 위한 다양한 친(親)임신·출산·육아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출산(3개월)·육아휴직(1년)은 기본이다. 출산·육아휴직을 한다고 회사에서 반 강제적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는 이 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예전만 하더라도 결혼을 한 뒤 여직원은 곧바로 그만두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출산·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전체 직원 650명 중 여직원은 20여 명인데 기혼 여직원 모두 회사에서 열심히 근무 중이다. 최근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직원은 3명이다.
자녀가 태어나면 축하금을 듬뿍 준다. 첫 아이가 태어나면 출산축하금으로 30만 원을, 둘째는 50만 원, 셋째는 300만 원을 회사에서 준다. 난임부부에 시술비도 지원한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비를 두 차례 지원해 직원이 아이를 갖는데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함께 응원한다. 난임시술로 아이를 낳는데 성공하면 축하금 100만 원을 준다.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 또한 문제다. 그 고민거리를 회사는 다양한 유연근무제도로 푼다. 하루 8시간을 근무하되 출퇴근 시간을 오전 6~10시(출근)와 오후 2~7시(퇴근)로 다양화한 시차출퇴근제를 3년째 시행하고 있다. 현재 30여 명이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하는데 대부분 나이가 어려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둔 직원들이다.
단시간 근로하는 시간선택제도 운영 중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을 근무하는 제도인데 급여는 조금 적은 대신 노동시간이 짧아 자녀를 키우는 여직원이 선호한다. 시간선택제로 고용된 3명 중 한 명인 자재조달팀 예연희(38) 씨는 예전 선보공업을 다녔던 경력단절여성이다. 그는 임신 후 8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9년 동안 아이만 키우다 지난해 9월 다니던 회사에 시간선택제 사원으로 재입사했다. 예 씨는 “슬슬 다시 일해볼까 생각하던 중 사원모집 공고가 떠서 지원했다. 근무환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에 하던 일이라 익숙하기도 하고, 같이 근무하는 직원도 아는 사이라 적응하기 더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치원을 다니는 둘째 아이를 오후 4시에 마치면 바로 데려올 수 있어 좋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마치는 시간과 내가 퇴근하는 시간이 같으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친 가족복지 면면 보니
| |  |
| 선보공업이 사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가족 초청 케이크 만들기’ 행사. 선보공업 제공 |
임신·출산·육아를 돕는 제도뿐 아니라 다양한 친 가족 복지제가 눈에 띈다. 직원의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 등 중요한 날은 회사가 직접 챙겨준다. 기념일 당일에 회사가 케이크, 샴페인, 꽃다발 등을 미리 준비해 직원이 퇴근할 때 집에 들고갈 수 있게 도와준다.
가족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도 매달 진행한다. 선보공업은 지난 5월 다대포 국제마라톤행사에 사원 및 사원 가족과 함께 참여했으며 등반대회, 프로야구·버블쇼 관람, 감천마을에 연탄 나눠주기 봉사활동, 가족과 케이크 만들기 대회 등 이벤트를 매달 주제를 달리해 개최하고 있다. 입사 1주년을 맞은 신입사원의 부모나 자녀를 초청해 ‘돌잔치’도 별도로 개최한다.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면 10만~300만 원을 주는 자녀입학축하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요즘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확산되는 ‘가정의 날’ 컴퓨터 셧다운도 이 회사는 벌써 6년 넘게 운영 중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강제 소등하고, 컴퓨터 전원을 일괄 차단한다. 다른 회사는 퇴근시간(오후 6시)에 일시 셧다운을 하는데 여긴 퇴근시간마저 한 시간 앞당긴다. 퇴근 후 시간이 길어지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선보 아카데미’를 매주 여는데, 지난달 20일 수요강좌 주제는 ‘좋은 부모되기’였다. 동의대 양근숙 외래교수의 조찬 교양강좌에 70여 명의 직원이 몰려 강의에 공감했다.
선보공업 서재욱 상무이사는 다양한 친 가족 복지제도 운영에 대해 “가족은 회사가 챙겨줄테니 사원은 근무에 전념하라는 뜻이 담겼다”면서 “직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챙기고 배려하면 이는 결국 회사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
이선정 기자
-끝-
◇ 선보공업 주요 복지제도 |
구분 |
내용 |
출산·육아 |
-출산축하금 30만~300만 원 지급 -난임시술비 지원 -유연근무제 시행 -단기 근로시간 선택제 운영 |
가족복지 |
-직원 결혼기념일·배우자 생일 선물 -매달 사원가족 참여 문화행사 -신입사원 입사 1주년 부모 초청 잔치 -가정의 날 컴퓨터 셧다운 -자녀입학축하금 제도 시행 -선보아카데미 운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