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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③] 페미니즘 입문서? ‘82년생 김지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국제신문
  •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  |  입력 : 2018-06-26 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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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치약 맛이 난다며 꺼리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시각, 의견이 다양한 현대사회. <호불호 시리즈>를 통해 사회 다방면에 존재하는 ‘호불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휴가를 가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어요”라는 말로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이 곤욕을 치렀다. 무슨 책이길래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 논란이 될까?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의 성차별과 구조적 불평을 고발한 소설로 일각에서는 ‘페미니즘 입문서’로 불린다. ‘페미니즘 논쟁’의 중심에 선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는 부산지역 남녀 대학생 4명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국제신문 영상팀
인터뷰는 ‘호’에서 ‘불호’까지 정도에 따라 A(여·22)→B(여·21)→C(남·25)→D(남·24) 순으로 정리했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호불호와 그 이유는

A : 책을 읽기 전에는 김지영이 겪은 일들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읽고 난 뒤에 공감을 많이 하게 됐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문제라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B : 여성들이 사회에서 인지하지 못한 차별에 대해 알려줘서 좋았다. 다만 어두운 부분을 너무 강조해서 결혼, 임신 등에 대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C :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은 불호의 입장이다. 통계와 기사를 인용해 논픽션의 느낌이 강한지만 자의적인 해석이 많아서 아쉽다. 예를 들면 작가는 “50대 대기업 인사 담당자 설문조사에서는 ‘비슷한 조건이라면 남성 지원자를 선호한다’는 대답이 44%였고, ‘여성을 선호한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라는 연합뉴스 기사의 일부분만 발췌했다. 해당 기사를 찾아보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다’는 응답은 56%였다”라는 부분도 있지만, 책 속에는 빠졌다.

D : 너무 여성의 입장만 대변하고, 소설이지만 과장이 심한 것 같다. 오히려 남성 역차별을 느꼈다. 성차별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거 아닌가.



-책 속에 나오는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거나 들은 적이 있나

A : 나이 많은 택시 기사가 애인해 달라, 번호를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어린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 하나하나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혹시 카드로 계산하면 뭐라고 할까 봐 현금을 항상 준비한다.

B : 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를 통해서 사례를 읽어본 적은 있다. 사회가 흉흉하니 통금이 있는 여학생이 많다. 당연히 외박은 안 된다. 통금이 없고 외박이 가능한 남학생이 부럽다.

C : 직접 목격한 건 없지만, 소문으로 들은 건 많다. 대학 내 선배 권력으로 후배를 꼬시려고 하는 것. 거부하면 여자 후배가 이상한 애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다. 고쳐야 한다.

D :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성추행을 겪는다. 어떤 선생님은 체벌로 학생의 성기를 부여잡는 행위를 했다. 제가 직접 당했을 때는 정말 수치스러웠다. 당시에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라서 그냥 넘길 수밖에 없었다. 남녀를 떠나 성추행, 성희롱은 없어져야 한다.



-교복 규제에 대한 생각은

A : 복장 규제는 남녀 모두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치마를 입고 오리걸음도 해봤다. 하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았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고 아무도 반발한지 않았다.

B : 여중, 여고를 나왔는데 교문을 통과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여름에는 치마가 답답했고, 교복이 비싸서 여러 벌을 살 수 없었다.

C : 제가 나온 학교는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여학생의 교복 규제가 더 많았던 거로 알고 있다.

D : 복장 규제는 남녀 모두가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복을 입을 때는 안에 흰 티셔츠만 입게 했는데, 검은 티를 입으면 맞거나 혼이 났다. 겨울에는 교문을 통과할 때 패딩을 못입게 했는데,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탈코르셋 운동’에 대한 생각은

A : 지지한다. 여자가 외출을 준비하는데 대체로 남자보다 1시간 반정도 더 걸린다. 탈코르셋이 보편화된다면 저도 편하게 다니지 않을까.

B : 제가 아는 뷰티 유튜버가 탈코르셋을 선언했는데, 이해할 수 없다. 화장하는 이유가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자신을 꾸미는 게 좋아서 화장한다. 화장하고 꾸미는 걸 코르셋이라고 생각하는 건 과한 것 같다.
C : 탈코르셋에는 남성과 여성이 나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꾸미지 않는 게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회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D : 남성보다 여성이 외모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탈코르셋 운동을 지지한다. 다만 탈코르셋을 강요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선택은 본인의 자유다.



-여성우월주의 워마드에 대한 생각은

A : 공감되는 부분도 있는데 비윤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다만 ‘홍대 몰카’ 사건에서 범인이 여자란 이유만으로 대서특필되고 빠르게 기소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여자를 신처럼 모셔 달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여자가 차별받는 것에 대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

B :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너무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오랜 시간 같이 살아 왔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하는데 서로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C : 혐오는 다른 혐오를 낳는다. 페미니즘의 발전을 위해서는 혐오 발언을 없애고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D : 여성우월주의자들은 양성평등을 외치지 않는다. 여성이 우위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구시대적 사고방식인 것 같다. 남성우월주의도 마찬가지다.



취재=국제신문 영상팀 i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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