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정, 혼자하는 게 아냐 … 시민 뜻 근본
- 공무원 역량·시스템 뛰어나 걱정 없어
- 선거 압승 솔직히 문재인 대통령 덕분
- 국민 마음 잘 읽고, 더 겸손해지겠다
- 북항 개방형 야구장 등 찬반정책 추진은
- 시민공론화위 통해 늦어도 바른 것 선택
- 경제살리기·일자리 만들기 어려운 문제
- 부울경·전남 협력 남해안시대 열어야
민선 7기 부산시정을 이끌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을 25일 오후 시상수도사업본부 인수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 당선인은 “지난 선거에서 부산시민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시민을 중심에 두고 시민과 항상 소통하면서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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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민선 7기 시정 운영의 방향과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14년 만에 부산시로 복귀한다. 감개무량할 것 같다.
▶가슴이 먹먹하다. 못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역사의 물결이 바뀌어 시민 여러분이 다시 불러주셨다. 감사하다. 부산시장은 필생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의 마음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
-공백 기간이 길었다. 그간 부산시 인력이나 내부 분위기, 업무의 프로세스가 많이 바뀌었을 텐데 어떻게 적응할 계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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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당선인이 당선이 확정되자 손을 들어 지지자에 답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오래 떠나 있었지만 저의 모든 생각은 부산으로 통했다. 그래서 낯설지 않다. 하지만 실무나 제도 등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 부산시 공무원은 역량이 뛰어나고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으므로 별 걱정하지 않는다. 시정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시민의 뜻에 의하는 게 근본이다. 시민과 소통하는 시장이 돼 시민의 말을 듣고 시민이 필요한 것을 하면 공백은 금방 채워질 것이다.
-선거로 돌아가서, 압승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24년간 일당 독점 구조에 대해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정치권력을 바꿔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겠다’고 시민이 판단한 것 같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문재인 대통령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마음을 잘 읽고 국정을 운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자유한국당의 오만에 대한 심판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두렵고 무섭기도 하다. 우리는 더 겸손해져야 한다.
-지방선거에서나 인수위 과정에서 ‘원팀’에 지나치게 휘둘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팀의 정신은 공감과 소통, 그리고 함께함이다. 공천 과정에서 떨어진 후보도 원팀에 합류해 힘을 합한,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을 도와주는 과정에 시민이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원팀 정신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앞으로 시민과 원팀을 이뤄나가겠다.
-민선 7기 부산시정은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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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당선인이 시민소통위원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일단 많이 듣고, 공감하고, 시민과 함께 가겠다. 꼭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정책책임제를 시행하겠다. 실·국장에게 모든 정책적 결정과 집행의 권한을 주고, 책임은 나와 부시장이 지겠다. 부산시의 실·국장은 시정부의 장관이다. 경제부시장은 경제부총리와 같다. 지금보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지난 시정은 전시적이면서 외형적 성장만 추구했기 때문에 소수 계층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부산이 돼 버렸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시민이 시정의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 다양한 사업도 구상 중이다. 가령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도심철도를 재배치해 부산진역~구포역 경부철도는 지하화하고, 지상 구간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 등이 있다.
-민선 6기를 평가한다면.
▶서병수 시장의 서부산 개발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에코델타시티 서부산청사 서부산의료원 등 서부산 개발 사업을 통해 동서격차를 해소하는 의미가 크다. 성과를 계승해 서부산 발전이 더 잘되도록 노력하겠다.
-반면 간선버스급행체계(BRT) 등에는 비판적이다. 돔구장 건설도 폐기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중교통은 버스가 아닌 도시철도 위주로 전면 개편하겠다. 계획된 BRT 공사는 전면 보류할 방침이다. 사직에 돔구장 대신 북항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는 것은 아직 부산시의 인수위 보고 단계일뿐 정해진 것은 없다. 시민의 뜻을 물어 방향을 결정하겠다.
-가덕도 신공항을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70년 만의 평화시대를 맞은 지금 부산은 유라시아의 기·종점이 될 아주 유리한 고지에 있다. 동남권에 항만 항공 철도가 모인 물류거점 ‘트라이포트(Tri Port)’를 만들어 미래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부산만의 현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지역 갈등으로 비쳐져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과 긴밀히 협의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겠다.
-1순위 공약이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건설이었다. 추진 계획은 무엇인가. 결국 해양수산부(중앙정부)로부터 해양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오는 게 핵심 과제가 될 텐데.
▶동북아 해양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류 금융 등 인프라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물류 트라이포트를 위해서는 가덕도에 신공항이 갖춰져야 한다. 해양 주도권을 가져오는 문제는 중앙정부와의 주도권 싸움이 아니라 상생과 협력의 문제다. 부산항만공사의 권한을 가져오는 문제나 해안선을 관리하는 행정 절차는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방안을 두고 인수위에서 면밀히 검토 중이다.
-시정의 급격한 변화는 행정은 물론 시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찬반이 엇갈리는 주요 정책은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열어 시민 의견을 직접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좋은 제안이다. 중요 사안은 신중하게 대응해서 ‘늦어도 바른 것’을 선택하도록 하겠다. 정책 결정 때 시민의 반응을 묻는 절차를 거치겠다. 시민과 충분히 공감해 올바른 길로 가겠다.
-무엇보다 경제가 우선이다. 전통산업 침체로 부산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큰 그림은 무엇인가.
▶정말 어려운 문제다. 대통령도 잘 못하는 것을 제가 어떻게 하겠나.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산 내에서만 풀려고 하면 안 된다. 부울경이 힘을 합해 경제생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전라남도와도 협력해 남해안시대를 열어야 한다. 과거 경제 성장의 축을 보면 경부 라인에서 서해안 축으로 옮겨갔고, 남해안 축은 소외돼 있었다. 우리가 먼저 협력해 남해안을 주요 축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목포 KTX 신설 등을 추진해 남해안 광역 협력을 이끌 것이다. 이미 전남지사 당선인과도 지방선거 과정에서 많은 교감을 나눴다. 부산 내에서는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청년실업률이 심각하다는 것은 인재가 부산을 빠져나가는 문제와 직결된다. 시장 직속으로 청년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결 방안을 찾겠다.
-공공기관 임원이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할 때마다 ‘관피아’(퇴직관료가 공공기관 임원을 독과점하는 현상)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인사 문제는 합리적으로 풀겠다. 하나의 인사 원칙을 공공기관에 일괄 적용하기보다 정책 성격이나 기능·내용에 따라 전문가가 나을 수도, 관료 출신이 나을 수도 있어 다르게 접근하겠다. ‘낙하산’ 방지를 위해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인사청문회 등도 검토하겠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