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개미 ‘결혼비행’ 시도
- 정부, 검역 강화·긴급방제
부산항에서 일명 ‘살인 개미’라 불리는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정부가 컨테이너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는 등 긴급방제에 나섰다. 하지만 검역 대상이 식물 관련 화물로 전체 화물의 5%에 불과해 완전한 차단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 21일 이틀간 부산항 허치슨 부두 야적장에서 개미집 11개, 공주개미 11마리, 일개미 3000여 마리와 알 150여 개를 발견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단일 건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검역당국은 부산항 발견지점 주위 4000㎡ 내 컨테이너 2153개의 이동을 제한하고 컨테이너마다 외부 정밀 조사와 소독을 실시한 뒤 반출하도록 하고 있다.
노수현 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은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았고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암개미)가 날개가 달린 채 발견된 점, 수개미는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공주개미가 결혼 비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는 필요하다”고 잠정 조사 결과를 밝혔다.
방역당국은 붉은불개미의 유전자 조사를 통해 유입국가와 컨테이너를 조사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개미류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큰 코코넛껍데기와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열어 검사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는 야적장 바닥 틈새 메우기, 잡초 제거, 방역 등의 환경 정비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붉은불개미가 식물 화물 외에 일반 공산품 화물에 묻어서 올 가능성이 있어 검역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붉은불개미의 독성과 관련, 검역본부는 “쏘이면 통증에 이어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세균에 감염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영향이 없다. 다만 독성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아나필락시스성 쇼크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지대 류동표(산림과학과) 교수는 “말벌 등의 독 성분이 단백질인 것과 달리, 붉은불개미는 인체 성분과 다른 독성을 쏘아넣는다. 이 때문에 노약자나 아이는 위험할 수 있다”면서도 “붉은불개미가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인 개미’가 될지는 지켜볼 문제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항만은 물론이고 그 배후지역과 다른 항만·국제공항 등에 대한 예찰과 방제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것”을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이지원 김민주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