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예원 등 모델 비공개 촬영물
- 아동음란물·웹툰 13만여 건
- 가입한 회원 85만 명 등에 유포
- 배너광고로 4억9000만 원 챙겨

- 경찰 ‘비공개 촬영회’ 수사 확대

하루 접속자가 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음란물 유통 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돼 폐쇄됐다. 이 사이트는 유명 유튜버 양예원 씨의 ‘스튜디오 성추행 촬영 사진’이 짧은 시간 내 국내 유포된 주요 통로였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사진을 온라인에 불법 유통해 이득을 챙긴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음란사이트 ‘○○티비’ 운영자 이모(40) 씨를 구속했다. 또 음란물을 올리는 등 이 씨와 공모한 A(40) 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이 씨 일당은 2016년 2월부터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 3곳을 운영하며 회원 85만 명에게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 등은 해당 사이트에 도박·성인사이트를 배너광고해주는 대가로 한 곳당 월 20만~100만 원 상당을 받아 총 4억9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를 통해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사진’이 대거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양 씨를 비롯한 모델 등 피해자 154명의 비공개 촬영물 3만2421건이 이 사이트를 통해 유포됐으며, 아동·일반 음란물과 웹툰 유출도 각각 7만3000여 건, 2만5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이 사이트 방문객 수가 165만 명이었지만, 양 씨 등의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 사진이 올라온 뒤인 지난 4월에는 510만 명 수준으로 방문객 수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서 양 씨를 비롯한 여성 모델 등의 사진 유출이 이뤄졌다는 피해 여성과 여성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이재홍 사이버수사대장은 “회원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의 사진을 일부 볼 수 가 있어 방문객 수가 꾸준히 늘었다. 이곳에서 내려받은 사진이 SNS에서 급속도로 퍼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폐쇄됐으나, 아직 유출 사진이 해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고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해당 음란사이트와 결탁해 수익을 챙긴 혐의(음란사이트 운영 방조)로 디지털 장의사 B(35)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B 씨는 해당 사이트에 사진 삭제 업무를 독점하게 해달라며 운영자 이 씨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600만 원을 건네면서 불법 사이트 운영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해당 음란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이 걸렸다며 삭제를 요구해온 20여 명을 상대로 돈을 받고 38건의 사진을 삭제해주며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양 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비공개 촬영회를 통한 음란물 제작과 유통구조 전반에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와 서울청 산하 6개 경찰서는 합동수사본부에 준하는 체제로 수사 중이다. 특히 비공개 촬영회 이후 음란사이트에 사진이 게시되는 구조를 파악 중이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