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대책위, 진상조사 촉구

경남 밀양 765㎸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밀양송전탑 사태와 관련한 ‘재판 거래 의혹’과 한국전력의 특별지원사업비 유용(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0면 보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 대법원 법원행정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밀양송전탑 판결 거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날 대책위의 기자회견은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밀양 송전탑 사건과 관련한 판결 두 건이 언급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문건에는 ‘한전의 주민들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인용 결정,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기각결정으로 갈등의 확산 방지와 분쟁 종식에 기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의 판결은 2013년 10월 창원지법 밀양지원이 송전탑 공사를 방해한 25명에 대해 한전이 제기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문을 통해 ‘토지에 출입하거나 공사에 동원되는 차량, 중기, 인부 등의 교통을 막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를 방해해서 안 된다’고 판시했다. 반면 2014년 2월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한전을 대상으로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등을 이유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은 기각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법원이 주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촌각을 다투는 소송임에도 공사가 진행되도록 내버려두고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한전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를 반대했던 주민과 사회단체 관계자 등 69명이 재판에 넘겨져 처벌(집행유예 14명, 벌금형 44명, 선고유예 7명)을 받았다. 무죄는 4명뿐이었다. 주민 한 명은 공사 재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에 대한 한전의 특별지원사업비에 대한 정부의 진상규명도 촉구했다.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