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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 바로 세우자 <4> 음주운전 근절하자

한 잔만 마셔도 ‘도로의 시한폭탄’… 핸들 잡으면 범죄행위

  • 국제신문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8-06-03 19:15:4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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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이동식·출근길 단속 확대
- 부산지역 사고 최근 5년 감소세
- 새벽 적발 4배이상 급증 적신호

- 혈중알코올농도 기준 0.03%로
- 동승자도 처벌 방조문화 근절

지난 4월 21일 토요일 오전 5시17분 부산 남구 문현교차로에서 대연교차로 방향 3차로 중 2차로를 달리던 125cc 이륜차(19·운전자 A 씨)가 순간적으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A 씨는 맞은편 차로에서 정상적으로 주행하던 산타페 승용차(47·운전자 B 씨)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A 씨와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동승자 C(19) 씨가 숨졌다.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5%. 만취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10대 2명은 안타깝게 목숨을 버렸다.
   
지난달 30일 부산 동래구 시실로에서 동래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찰관들이 야간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두 말할 나위 없지만, 실제로 이를 근절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술의 양과 관계 없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은 ‘단속’에 기준이 맞춰진 탓이다. ‘한 잔은 불어도 걸리지 않는다’ ‘이 시간에는 단속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잘못된 음주 문화에다 음주운전 단속 지역을 알려주는 앱까지 등장하며 음주운전을 부추기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 수법을 바꾸며 근절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결국은 법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벽 음주운전 급증

   
3일 부산경찰청의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사고 현황을 보면 부산 지역 음주운전 사고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1193건에서 2014년 1021건, 2015년 1049건으로 줄었다가 2016년 803건, 2017년 726건으로 확 줄었다. 5년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5월(435건)·3월(434건)로 봄철 사고가 많았고, 음주 사고가 가장 적은 달은 2월(333건)과 12월(356건)이었다.
전체 음주 사고 건수와는 달리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줄지 않았다. 부산 지역에서 2013년 발생한 음주 사고로 25명이 사망한 후 2014년 24명, 2015년 22명으로 해마다 20명 이상이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6년에는 잠깐 음주운전 사망자가 10명으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다시 20명 수준으로 늘었다. 5년간 모두 101명이 음주운전 사고로 숨졌다.

음주운전은 선량한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전체 교통사고 인적 피해 비용 14조1332억 원 가운데 음주 교통사고가 7.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치사율도 2.4%로 전체 사고 치사율 2.0%보다 높다.

모든 음주운전이 위험하지만,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지난 5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밤 10~12시와 자정~ 새벽 2시에 집중됐다. 그러나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새벽 2~4시(20명 사망), 새벽 4시~오전 6시(20명)가 밤 10시~자정(14명), 자정~새벽 2시(11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은 해마다 늘고 있다. 부산경찰청의 음주 단속 실적을 보면 전체적인 단속 실적은 해마다 줄고 있는 반면, 이른 아침 시간대 음주 단속 실적은 4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전체 음주 단속 실적은 1만5423건이었고, 이 가운데 오전 5시와 6시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4.3%(656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음주 단속 실적은 1만3799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오전 5시와 6시 단속 건수는 2788건으로 전체 단속 실적의 20.2%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음주운전이 가장 많이 적발된 시간은 밤 11시(1670건)였고, 오전 6시(1637건)가 두 번째로 많았다.

■선진국 음주 단속 기준 하향세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는 부산경찰청은 스폿 이동식 단속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스폿 단속은 최근 음주 단속 위치를 공유하는 앱이 유행되자 경찰이 들고 나온 특단의 조처다. 단속 위치 공유 앱은 자신이 음주 단속을 당하면 해당 위치를 입력해 가입자와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음주운전자는 단속 위치를 알 수 있어 단속 지점을 둘러가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했다. 이에 경찰은 음주 단속을 하며 단속 위치 공유 앱을 모니터링하다 앱에 단속 위치가 노출되면 다른 장소로 위치를 변경하는 스폿 단속을 통해 이를 무력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숙취 운전 등을 막기 위한 출근길 단속, 행락지 주변 낮시간대 불시 단속, 취약시간 교통사고 다발 지역 단속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만 음주운전을 본질적으로 막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한계를 느낀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처벌 규정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0.03%로 줄이고, 0.03~0.05%의 경우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방안이다. 스웨덴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한 잔의 술만 마셔도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단속 기준이 강하다.

특히 일본은 단속 기준이 우리와 같은 0.05%였지만, 2002년 그 기준을 0.03%로 줄였다. 이후 10년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단속 기준 하향 전인 2001년 연간 1191명이었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2010년 290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부산경찰청 교통안전계 박두천 경위는 “아무리 단속해도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조 원이 넘을 만큼 횡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속 기준을 낮추고, 동승자도 함께 처벌해 음주운전을 방조하는 문화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광역시·부산경찰청·부산교통공사·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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