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했을 때 면세점 특별허가 재취득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면세점 특허 재취득 청탁을 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신 회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상식적으로 ‘이것 좀 도와주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르지 않느냐”는 게 신 회장의 대답이다.
특검 측이 “롯데그룹이 만든 ‘VIP간담회 자료’에 면세점 신규 특허의 조속한 시행을 건의하는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자 “고(故) 이인원 부회장이 대통령을 만나려 할 때 가져간 자료이고, 내 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나는 평창올림픽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를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왜 송금했는지에 대해 “정부가 만든 공적 재단이라고 해서 한 것”이라며 “스포츠 전반에 지원을 해달라는 말은 들었지만, 특별히 K스포츠 재단이나 다른 정부 재단 등을 특정해 요구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사회공헌도 필요한데, 이렇게 되니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이 답변 외에는 특검 측 질문에 일부 사실관계만 인정했을 뿐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특검이 경영권 분쟁, 롯데월드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 등 정부 도움이 필요했던 정황에 대해 거듭 물었으나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 등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 씨가 지배하던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 상당을 지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2월 13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이 법정에 출석한 것은 이날 이후 101일 만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