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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 소녀상 한 달 가까이 방치

노동자상 설립 과정서 부서져…동구 수리비용 부담에 ‘모르쇠’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18-05-24 19:54:20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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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력 동원한 구청 책임져야”

우여곡절 끝에 설치된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파손된 채 한 달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애초 복구 비용을 내겠다던 동구가 말을 뒤집으면서 복구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됐다.
   
24일 오전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단정하게 앉은 모습을 한 부산 평화의 소녀상 주변으로 어른 골반 높이의 울타리(사진)가 설치됐다. 지난 1일 일제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경찰 등 9000명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소녀상의 발과 땅을 고정하는 접합 부위가 파손됐다. 이튿날 동구가 울타리를 둘러친 이래 소녀상은 24일째 보수되지 못했다. 2016년 12월 설치된 뒤 쓰레기나 자전거에 의해 각종 ‘테러’를 당했지만 소녀상 자체가 물리적으로 파손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녀상에 스카프를 두르거나 꽃을 놓았던 시민 손길도 울타리로 차단됐다.

소녀상 복구는 동구가 책임을 피하면서 늦춰졌다. 파손 직후 동구는 보수 비용을 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소녀상 설치 주체인 ‘겨레하나’의 청구 내역을 받은 뒤 말을 바꿨다. 비용은 재료비와 원제작자인 김서경 작가 등 3명의 인건비를 포함해 144만 원. 겨레하나는 애초 동구의 지원 요청에 따라 대규모 경력이 투입된 탓에 소녀상이 파손됐고, 책임 또한 동구가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녀상 관리 문제는 6·13지방선거 이후에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공산이 크다. 겨레하나는 지방선거 예비후보 100여 명에게 지난해 6월 제정된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이하 소녀상 조례)를 존중하겠느냐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다. 답변율이 낮은 가운데 그나마 민주당 후보마저 “소녀상 설립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공약 반영은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제작자인 김서경 작가는 “국내외 소녀상 77점을 제작했지만 파손된 것은 처음이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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