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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48> 서낙동강 둘레길

허왕후(가야 김수로왕 부인) 배 타고 도착했다는 곳 … 고요한 풍경에 지친 마음 사라져

  • 국제신문
  • 박동필 기자
  •  |  입력 : 2018-05-20 19:04:4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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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암동 식만교 ~ 신어산 입구
- 바람결 호각소리 내는 갈대숲
- 강과 어우러져 한 폭 그림 같아
- 고대·현재 공존 이색명소 기대
- 가야 품격 알리는 관문도 눈길

국내 하천 가운데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낙동강은 영남의 젖줄로 불린다. 강원도에서 발원해 태백산맥과 나란히 남쪽으로 내려오다 경북을 거쳐 경남으로 진입한 뒤 경남 김해시 대동면 기슭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본류와 폭이 좁은 서낙동강 등으로 분화돼 남해 바다를 향한 여정을 계속한다. 이렇게 갈려져 나온 서낙동강은 김해시 대동면, 불암동을 지나 강서구 녹산동에서 바다를 만나 길고 긴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서낙동강은 평소 바람 없는 날이면 호수처럼 고요해 소음과 공해에 찌든 도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해주는 곳이다. 그런 이 곳에 최근 김해시가 둘레길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서낙동강 둘레길이다. 길을 걸으면 바람결에 호각소리를 내는 갈대숲과 허공을 향해 연신 재잘대는 철새의 노랫소리에 어느 새 젖어 들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일상에 지친 시름도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진다. 길을 따라 가던 여행객도 점점 자연의 일부가 되는 곳이다.
   
장어마을을 벗어난 지점. 서낙동강의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최적의 길이다. 멀리 강서구의 마을과 공장이 보인다.
■가락국 신화를 품은 강

김해시가 지난해 2~4월 조성한 서낙동강 둘레길은 불암동 식만교~신어산 입구까지다. 전체 길이가 1.8㎞(폭 2~3m) 정도여서 1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는 짧은 거리이다. 서낙동강 둘레길로 가는 길은 많은데 장어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일명 강변장어타운 주차장에 주차한 뒤 탐방하는 방법을 권한다. 자동차로 김해대로를 타고 부산방면으로 달리다 불암동 김해교가 보이는 지점에서 우회전한 뒤 5분을 달리면 주차장이 나온다.

둘레길 출발점인 식만교 주변에 잠시 멈춰 섰다. 인근 신항만 도로를 오가는 많은 차들. 그 차들이 내뿜는 질주 소음 속에 잠시 눈을 감고 상류쪽 신어천에서 흘러드는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금관가야의 전설이 깃든 신어산(神漁山)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소리다. 가야시대 악성인 우륵이 타는 애절한 가야금 곡조가 강물을 타고 들려올 것만 같다.
출발한 지 5분여 만에 비릿한 강 내음과 함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서낙동강의 속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행자들이 걷기에 한결 편안한 둑길로 들어섰다. 바람결에 함성을 내지르는 벚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길 왼쪽에 크고 작은 나무들로 가득찬 농장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곳이 가락국 신화의 주역인 허 왕후 기념공원이 들어설 부지다. 2000년 전 까마득한 시절 허 왕후가 조각배에 의지해 고향 인도를 떠나 도착했다는 곳이다. 이를 기념해 김해시는 2021년까지 이곳에 허 왕후 기념공원을 지을 예정이다. 인도식 정원과 야외공연장, 인도 이야기를 담은 박물관 등이 들어서고 카약, 수상스키, 수상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시설도 만들 예정이어서 고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명소가 될 전망이다.

■조형미 갖춘 둘레길과 카누경기장

   
둘레길은 출발 후 10여 분만에 탐방객들을 장어타운 건물 뒤쪽길로 이끈다. 탐방객들이 주저 없이 서낙동강 최고의 조망대로 꼽는 곳이다.

사방에 푸른빛이 가득해 물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하다. 날개짓 하는 철새 떼와 박자에 맞춰 앞으로 전진하는 카누의 모습에서 하늘과 강물의 경계를 가늠할 따름이다.

이곳의 야경도 백미로 꼽힌다. 시가 둘레길 위에 장식 등인 루미나리에와 LED 전등을 설치했는데 깜빡이는 별빛과 강가의 루미나리에가 발산하는 빛. 그리고 이를 삼킬 듯한 검푸른 강물 빛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둘레길에서 만난 녹색의 울타리 위에는 찔레꽃 군락이 똬리를 틀고 도도한 기세로 탐방객을 내려다보고 있다. 발걸음을 멈춘채 순백색의 꽃향기에 잠시 취해본다.

장어타운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니 둥근 형태의 작은 교량이 나타난다. 교량 아래에는 작은 요트 한 척이 한가로이 정박해 있어 유럽의 어느 강변 마을에 와 있는 듯하다. 그렇게 정취에 매료된 사이 어느새 강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즐겨 애용하는 김해카누협회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다 스포츠를 통해 실력을 연마 중인 선수들이 근육질 몸매를 드러낸 채 달리기에 열중이다. 주변 강은 카누경기장이다. 강변에는 금방이라도 엔진 소리를 내며 출항할 것 같은 각종 경기용 배들로 가득차 있다.

■웅장한 경전철 관문

   
서낙동강 뒷길 가운데 장어타운 뒤쪽길. 루미나리에 등이 설치돼 야간에 특히 인기가 높다. 서낙동강을 한눈에 볼 수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저 멀리 김해시 불암동~강서구 강동동을 잇는 김해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낡고 좁았던 선암다리를 부수고 새로 지은 교량이다. 화려한 볼거리는 교량 위쪽에 있다. 김해교 위에는 김해와 부산을 연결하는 경전철 교량이 가설돼 있다. 시는 2007년 경전철 교량에 역사도시 김해를 홍보하기 위해 관문 2개를 만들었다. 관문은 높이 25m 규모를 자랑한다.

관문 건설 책임자였던 김해시 박창근 도시디자인과장은 “김해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김해의 오랜 역사와 가야왕도로서의 품격을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금색을 띤 관문은 수로왕의 왕관을 상징하고 옥색 관문은 수로왕비의 옥 반지를 나타낸다. 이렇게 서낙동강 둘레길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신어산 누리길과 연결돼 또 다른 만남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박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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