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하천변 전체에 심을 계획
- 8월이면 꽃 피어 장관연출 기대
- 마을 공동 꽃길축제 계획도

경남 김해의 대표적 생태하천인 율하천 둘레길이 주민들의 손에 의해 해바라기 꽃길로 변신한다.

경남 김해시 장유3동 율하천 주변 주민들이 직접 기른 해바라기 모종을 하천 둘레길에 옮겨 심고 있다.

김해시 장유3동 덕정 및 신안마을 주민 30여 명은 최근 율하천 약 500ｍ 구간에 해바라기 모종 1300주를 옮겨 심는 행사를 가졌다.

주민들은 빗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각자 맡은 구역에서 호미로 땅을 판 뒤 정성스럽게 모종을 심었다.

행사를 마친 뒤 이 길을 ‘율하 향일로(栗下 向日路)’로 명명했다. ‘향일’은 태양을 향하는 해바라기를 상징하는 말이다. 오는 8월이면 1~2ｍ 높이의 해바라기가 율하천 주변에 피어나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앞으로 주민들은 틈나는 대로 6㎞ 전체 하천변에 해바라기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율하천 둘레길이 해바라기로 가득한 꽃길로 변할 날이 머지 않았다.

주민들이 해바라기 심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 김해시의 율하천 복원공사가 끝난 뒤부터다. 하천은 성공적으로 복원됐지만 주변 둘레길의 경관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여론이 일었다는 것.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통장 회의를 열고 생명력이 강인한 해바라기를 심기로 했다. 지난 2월 마을 공터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씨를 뿌려 모종을 발아시키는 작업이 시작됐다. 모종이 발아하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얼추 이번에 옮겨 심을 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변이 해바라기 동산이 되면 주민들은 이곳을 상징하는 마을 축제를 연다는 구상이다. 해바라기를 주제로 한 그림 그리기 대회, 노래자랑, 시 낭송 행사 등을 개최해 율하천의 으뜸 경관을 전국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장유신도시 내 율하천은 둘레길과 함께 카페거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2~3년 전부터 경기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들어 상인들이 울상이다. 축제를 열 경우 상인들의 수익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덕정 2구 정병섭(64·하동군 출신) 통장은 “생태하천을 주민 스스로 꾸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율하천을 중심으로 한 도심 공동체를 구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율하천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생태천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지역에 화가, 시인 등 예술인들이 기거하는 예술인촌으로 변해가고 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