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4명이 상담·지원 등 처리

- 인력난·예산부족 어려움 토로

17일 현재 부산에서 학대받는 지적장애 보호 아동을 구제할 전문기관은 한 곳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직원이 4명 밖에 없어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역 장애인 학대 대응 전문기관은 ‘부산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유일하다. 장애인 학대 현장에서 조사를 거부하면 학대 관련자에게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지녔다. 장애인협회 등 100여 곳에서도 학대 피해 장애인을 돕긴 하지만 학대 관련자를 조사할 권한은 없고 주로 복지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전국 17개 시·도에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한 곳씩 생겼다. 부산시도 지난해 10월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장애인 학대 신고 접수부터 현장조사, 응급조치, 피해 장애인 회복지원까지 사건 처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피해 사례관리를 위한 실태조사, 통계 자료 구축 등에도 나선다.

문제는 인력이다. 부산의 경우 기관장을 포함해 직원 4명이 전부다. 신고 접수 이후 현장조사, 응급조치, 사후 모니터링까지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건당 최소 8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달에는 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3월 15건, 지난 2월 10건, 지난 1월 8건 등 업무량이 적지 않다. 일반 상담·지원 건수도 매달 50회 이상이다. 지난 1월 28회에 그쳤던 상담 수는 2월 39회, 3월 91회, 4월 54회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관의 문을 두드렸던 A(35) 씨는 “직장에서 장애인이라고 차별을 받아오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같은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주변에 학대를 당하는 장애인이 많지만 대부분 참고 넘기기 일쑤다. 좀 더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팀장은 “신고 상담 이후 현장조사와 주변 탐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월 7, 8회 현장조사를 하는데 그때마다 밤 10시 퇴근은 기본이다. 또한 일주일에 두세 번 야근하지만 시간외수당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결국 예산과 인력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부산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국·시비 각각 9500여만 원 등 총 2억 원 정도가 지원된다. 전국 17개 시·도의 기관 예산은 비슷하지만, 지자체의 판단에 따라 추경예산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경성대 손광훈(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17개 시·도에 일괄적으로 같은 예산을 지원할 게 아니라 인구 비례에 따라 차등 지원해야 한다”며 “학대 피해 유형을 조사한 후 피해 유형에 따라 권익옹호기관의 기능을 세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