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노동조합이 신규채용 규모 등을 담은 단체협약 체결을 두고 조합원 총투표를 한다. 단체협약 체결권에 대한 총투표는 부산 지하철노조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통상임금 증가분을 둘러싼 신규인력 채용 규모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지하철노조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단체협약과 관련해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단체협약의 핵심은 돈을 덜 받는 대신 인력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법원 판결로 늘어난 통상임금 300억 원을 조합원 임금 인상이 아닌 신규 채용에 사용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그간 노조는 552명의 인력을, 공사는 310여 명의 채용을 고수해 갈등이 불거졌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마지막 단체교섭에서 노사는 신규 채용 인원을 383명으로 합의했다. 늘어나는 인력만큼 근무시간도 3주 2교대 체제에서 4주 2교대 체제로 줄이기로 덧붙였다.

	부산교통공사

단체협약 체결권을 둘러싼 조합원 총투표는 부산 지하철노조 역사상 최초다. 2002년 주5일제 도입을 담은 단체협약 체결 때도 노조 총투표에 부쳐졌지만, 당시는 조합원이 모두 모여 파업하는 상황이라 자연스레 총투표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러한 특이 상황이 없음에도 지난 8일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총투표 제안이 나왔다. 보통 단협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 대의원회의에서 이를 체결하고 이후 인준안만 노조 총투표에 부친다. 부산지하철노조 박호영 선전부장은 “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조 총투표 결과는 17일 밤 9시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투표에 조합원 과반이 참석하고 그중 과반이 찬성해야 단협이 체결된다. 만약 단협이 체결되지 않으면 노조 집행부 전원이 사퇴한다.

한편 노사의 갈등은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부산지법이 상여금과 가계보조비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2015년 7월 판결하면서다. 이에 공사는 해당 항목을 통상임금으로 계산하면 매년 3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조는 이 통상임금 증가분을 조합원이 받는 대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규 채용을 하자고 제안해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