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단가 낮춰 시공 의심”

그늘에 누워있던 50대 남성을 숨지게 만든 모델하우스 외벽 타일 탈락사고(국제신문 15일 자 10면 보도)가 부실시공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날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산 사하구의 한 모델하우스에서 15일 인부들이 외벽타일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지난 13일 오후 3시40분 부산 사하구 장림동 한 모델하우스 외벽에 붙어있던 가로 30㎝ 세로 10㎝의 타일 수십 장이 떨어져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던 최모(55) 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모델하우스는 필로티 구조의 건물로 1층에는 주차장이 있어 그늘이 져 있다. 최 씨는 주차장 가장자리에 누워있다 이 같은 일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일이 탈락한 데 대해 시행사인 P사는 ‘자연현상에 의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P사 관계자는 “외벽과 타일을 결착하는 부분에 결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사고가 일어난 측면 외벽은 햇빛이 들지 않는다. 그간 내린 비로 타일이 수분을 머금었고, 이것이 수축·팽창하면서 접착면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실시공 의혹을 던지고 있다. 부산대 박창배(건축학과) 교수는 “벽돌이 수분을 머금어 타일이 탈락한다는 것은 오래된 건물에서나 가능하다. 방습지 부착이 제대로 됐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한 외벽방수업체 대표 B 씨는 “모델하우스 특성상 단기간만 활용되기 때문에 단가를 낮춰 시공을 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관할청인 사하구는 이 모델하우스의 준공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사하구 관계자는 “가설건축물은 허가 없이 신고만 하면 시공이 가능하다. 법적으로도 준공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부실시공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발생 경위를 파악한 후 시행사 등 관계자를 소환해 안전수칙 준수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