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 듣는 40~80대 170명 참여
- 16일 ‘통기타와 하모니카’ 열어
- “수강생들 고마워 마련한 자리”
15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다사랑복합문화예술회관 403호 강의실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강사 최봉선(여·64) 씨의 “차렷, 경례” 구호에 따라 인사한 50~70대 남녀 수강생 20여 명이 꺼내 든 것은 트레몰로 하모니카. 최 씨 지휘에 맞춰 ‘아빠의 청춘’과 ‘노란 샤스의 사나이’를 연주하는 동안 이들의 얼굴에 서렸던 긴장감은 흥으로 바뀌었다. 반 박자 빠르게 치고 나가는 하모니카 반주나, 연주에 집중하느라 깜빡 잊곤 하는 율동을 다잡느라 최 씨가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정작 수강생들에게 박자나 율동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처럼 보였다. 그저 한데 모여 호흡과 연주를 맞추는 것만으로 즐거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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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부산 부산진구 다사랑복합문화예술회관에서 최봉선 강사가 수강생과 함께 연주회에서 공연할 음악을 연습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수강생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공연 리허설을 치러보는 것으로 이날 수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16일 오후 7시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선율 속으로’를 공연한다.
공연 주최자는 강사인 최 씨다. 최 씨는 연제구 부산진구 동래구 영도구 등 부산 7개 구·군의 주민센터와 노인복지관 10곳에서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가르치는 인기 강사다. 16일 공연에는 최 씨의 수업을 듣는 40~80대 수강생 350명 가운데 170명이 12개 팀을 짜 무대에 오른다.
프로처럼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이 공연은 강사인 최 씨가 제자들에게 선물한 무대여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400여 석 공연장의 대관료 등 공연에 드는 비용 약 200만 원은 모두 최 씨가 부담한다. 최 씨는 “어느 정도 악기 연주를 갈고닦으면 누구나 무대에 올라 공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점차 증가한 수강생들이 너무나 즐겁게 수업에 임하는 것이 내게 큰 활력이다. 고마운 마음에 이들이 가족과 지인 앞에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가 제자를 무대에 세우는 이 공연은 2012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렸으며 올해 4회를 맞았다. 무료 공연이며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최 씨 또한 10여 년 전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학창 시절부터 통기타와 하모니카 연주를 즐기던 그는 슬하 4명의 자녀를 키우면서도 악기를 놓지 않았다. 2002년 금빛봉사단에 소속돼 주민센터에서 통기타 교실의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어느덧 3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강사가 됐다.
수강생도 만족한다. 5년 넘게 매주 월요일 부산진구 노인복지관에서 하모니카 수업을 들은 조정숙(여·85) 씨는 수강생들 가운데 ‘왕언니’다. 조 씨는 “하모니카를 배우면서 폐활량이 좋아지고, 친구가 많이 생겼다”며 “무엇보다 혼자 사는 내가 악보 하나만 있으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열심히 연습한 만큼 이번 공연도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