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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17> 굿모닝백이안과

“간호사 임신순번제? 오히려 임신·출산 권유하는걸요”

  • 조민희 기자
  •  |   입력 : 2018-05-14 19:27:0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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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친화경영 앞세워 일·가정 양립

- 육아휴직·유연근무제는 물론이고
- 가족돌봄휴직·재택근무 활성화
- 이직 잦은 동종업계 근무 3~5년 비해
- 직원 대다수 근무 10년 내외 이례적

# 업무 소홀 막으려 전문성 강화 중점

- 멘토링·홈스쿨 등 각종교육 의무 참여
- 능숙도 높여 업무시간엔 최대한 집중

최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들 사이에 임신과 출산 순서를 정해놓은 ‘임신순번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과 함께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오히려 직원끼리 서로 결혼과, 임신·출산을 권유하는 병원이 있다. 부산진구 부전동 ‘굿모닝백이안과’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굿모닝백이안과’ 내 여성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해 가족친화인증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직원 대부분이 한 가지씩의 가족친화제도를 사용할 정도로 시행률이 높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kr
■가정 챙길 수 있게 최대한 개인사정 배려

업종 특성상 이곳에서 근무하는 총 50명가량의 직원 중 80%가 여성이다. 그런데도 결혼이나 임신 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직원이 결혼에서부터 임신·출산, 육아는 물론,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최대한 배려한다.

   
굿모닝백이안과 손지현 본부장이 재택근무제도를 활용해 집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1년간의 육아휴직을 끝내고 올 초 복직한 정윤경 외래상담팀장은 굿모닝백이안과의 각종 복지혜택을 누린 직원으로 꼽힌다. 정 팀장은 지난해 1월 울산에 직장을 둔 남성과 결혼하기로 하면서 퇴사를 고민했다. 그때 먼저 손을 잡아준 건 병원이었다. 정 팀장은 “막상 9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두자니 아깝고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도 많아 고민이 컸는데 회사에서 신혼집 마련비용 대출을 지원해줘 지금까지 큰 부담없이 주말부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복직한 뒤 아이가 아파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아이 간병과 일을 병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각종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육아문제로 이전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이 입사하기도 했다. 회계 담당 김미경 씨는 대학 졸업 후 외국계기업에 입사해 14년간 다니면서 두 아이를 낳아 키웠으나 2013년 퇴사를 결심했다. 더는 고령의 친정어머니께 두 아이의 양육을 맡기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전업주부생활 3년만인 지난해 2월 굿모닝백이안과에 입사했다. 유연근무제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의 가족친화제도를 시행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입사 후 주 5일 오전 10시~오후 4시 단축근무를 했었는데 올 초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현재 주3일(월·수·금) 근무를 하고 있다”며 “이전 직장과 달리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고, 나도 일을 계속 할 수 있어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결혼한 직원도 자연스럽게 임신을 준비 중이다. 3년 전 결혼한 강은영 외래총괄팀장은 “개인적으로 일에 욕심이 있고 업무 걱정에 아이 갖는 것을 미룰까 고민한 적도 있다”며 “그런데 오히려 원장님과 동료들이 ‘지위 보전’을 약속하며 임신을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요즘 임신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족친화경영이 장기근속으로 이어져

현재 굿모닝백이안과에는 다양한 가족친화제도가 있다.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은 기본이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임산부 지원 프로그램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 ▷정시 퇴근 엄수 ▷가족돌봄 휴직 등이다.

제도의 도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제도의 성실한 시행이다. 성별을 떠나 직원마다 거의 한 가지씩의 제도를 사용할 정도로 시행률이 높다. 임신과 출산뿐 아니라 본인을 포함한 가족과 가정의 안녕을 위해서는 다양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영기획본부 손지현 본부장은 “직원이 많다 보니 자녀문제는 물론, 부모나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가족돌봄휴직이나 재택근무 등을 하는 직원도 있고 배우자의 직장지 변경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최대한 개인의 사정을 배려해 마음 편하게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백이안과는 지난해 가족친화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같은 가족친화경영은 직원의 장기근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신입직원을 제외한 직원 대다수의 근무연수는 10년 내외이며 최장기 직원의 경우 근무연수가 18년에 이른다. 이미 퇴직연령이 도래해 최근 정년퇴직한 직원이 있을 정도다. 대개 평균 근무연수가 3~5년으로 자주 이직하는 동종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렇다고 가정과 개인만 중시하고 업무나 일을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신규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원장의 엄격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반 안과진료가 아닌, 시력교정수술을 비롯해 백내장 녹내장 망막 소아사시 안성형 등 전문 분야를 진료하다 보니 직원의 전문성 확보 및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직원은 사내교육을 비롯해 멘토링, 홈스쿨 등 각종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손 본부장은 “직원의 업무능숙도와 능력을 키워 업무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해서 업무효율을 높이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롭게 가정과 생활에 전념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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