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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47>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

철새 길동무와 꽃길 산책… 새들의 나라서 맛보는 ‘일상의 쉼표’

  •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  |   입력 : 2018-05-13 18:58:3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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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월마을~산남저수지 6km
- 매년 7만마리 철새 찾아 월동
- 아침엔 물안개·연꽃 환상 조합
- 낮엔 새싹들의 녹색세상 변모
- 해질녘 낙조대 노을 감탄 연발
- 가을 물억새·람사르문화관
- 주남돌다리까지 눈뗄 곳 없어

경남 창원시 동읍과 대산면에 걸쳐 있는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은 가볍게 산책하듯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에서 8㎞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탐방로 대부분 저수지 제방 위에 만들어져 노약자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일상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훌훌 털고, 부담 없이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철새와 수생 동식물을 만나 생명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것은 덤이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과 대산면에 걸쳐 있는 주남저수지 제방을 따라 개설해 놓은 탐방 둘레길. 꽃이 곳곳에 피어있고 저수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 천천히 생태계를 관찰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남저수지는 북쪽 산남저수지, 남쪽 동판저수지와 함께 국내 대표 철새 도래지다. 남해고속도로 동창원IC에서 내려 창원 동읍 우체국과 동읍삼거리, 덕천교차로를 거쳐 동읍로를 따라가다 보면 동읍사무소, 창원동중학교가 나온다. 이어 ‘다호리 고분군’을 지나자마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주남저수지 입구인 가월마을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다양한 비경, 명소 둘레길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은 가월마을에서 산남저수지 연결 수문까지 편도 6㎞ 정도로 대부분 저수지 제방을 걷는 코스다. 가월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주남저수지를 향해 걷다 보면 먼저 동판저수지를 만난다. 이 지점은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일출을 보기 위해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에 이곳을 찾는 사람도 최근 부쩍 늘고 있다.

동판저수지 옆을 따라 200m 정도 가면 주남저수지(285만 ㎡)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남저수지 남쪽의 동판저수지(242만 ㎡), 북쪽의 산남저수지(75만 ㎡)를 합치면 모두 602만 ㎡다.

주남저수지는 하루에도 2, 3차례 풍광이 바뀌는 비경으로 명성이 높다.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옅게 스프레이를 뿌린 듯 물안개가 핀 봄철 아침의 저수지와 연꽃은 모네의 작품 ‘수련’을 보는 듯하다. 낮에는 새싹을 한 잎 한 잎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맑으며 푸름과 녹색 천지다. 낙조대에서 보는 노을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가을에는 볼을 간지럽히는 바람과 함께 물억새가 손짓한다. 겨울에는 철새가 저수지를 메우고 눈이라도 내리면 거대한 하얀 도화지 중간에 파란 물감을 뚝 떨어뜨려 놓은 듯하다.

주남저수지 입구 인근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도 빠뜨려선 안 될 곳이다. 람사르문화관은 2008년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에 맞춰 람사르 협약의 내용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건립됐다. 생태학습관에는 식물과 곤충, 철새 등의 박제와 표본 액자가 전시돼 주남저수지의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철새의 낙원, 이색 볼거리 풍성

   
돌로 다리의 기둥인 교각을 쌓고 교각 사이에 넓고 편평한 돌을 걸쳐놓은 주남돌다리.
주남저수지는 1980년대 초 가창오리 등 수많은 철새가 찾아와 우리나라 대표 철새 도래지로 명성을 얻었다. 해마다 10월이면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주남저수지에서 서식한다. 큰기러기와 참수리, 흑고니, 흰꼬리수리, 노랑부리저어새는 물론 재두루미와 큰고니까지 150여 종 7만여 마리가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난다.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 중간에 위치한 높이 12m의 탐조대는 탐조객이 몰리는 겨울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탐조대 뒤편 논 6만6000여 ㎡에 조성된 연꽃단지도 볼거리다. 이곳에는 25종의 어종과 233종의 식물이 군락을 이뤄 생태교육장으로도 제격이다.

낙조대에서 ‘주남 수문’을 지나 인근 논 사이를 흐르는 주천강을 따라가다 보면 문화재자료 제225호인 주남돌다리를 만난다. 의창구 동읍의 판신마을과 대산면 고등포마을의 경계에 있는 이 돌다리는 생김새가 독특하다. 돌을 쌓아 다리의 기둥인 교각을 만들고 교각과 교각 사이에 상판 기능을 하는 편평하고 긴 돌을 얹어 놓은 형태로 ‘주남새다리’라고도 불린다. 만들어진 시기는 확실치 않지만 800여 년 전 주민들이 정병산 봉우리에서 길이 4m가 넘는 돌을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지금의 돌다리는 1967년 홍수로 붕괴한 것을 1996년 복원한 것이다.

돌다리를 건너 다시 주남 수문으로 돌아와 용산배수장으로 향하는 코스는 꽃길이다. 봄과 여름에는 노란 유채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가을이면 코스모스, 겨울에는 억새가 탐방객을 반긴다.

산남저수지 수문까지 갔다가 출발점인 가월마을 버스정류장까지 되돌아오면 12㎞ 정도가 된다. 짧지 않은 코스지만 코스마다 다양한 볼거리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한마디로 ‘강추’ 둘레길이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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