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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뺏기고 감금·폭행당한 20대 지적장애인

보육원서 자란 또래가 자행…성인된 후 2000만 원 갈취

강제 추행 등 7개월간 지속…금정서, 주범 등 3명 구속

  • 국제신문
  •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  입력 : 2018-05-11 00:01:01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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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세상에 버려진 20대 지적장애인이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를 앓고 있다. 보육원에서 함께 생활했던 또래에게 전 재산인 수천만 원을 뜯긴 데다 감금당한 채 폭행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악몽은 7개월간 지속됐지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A(21) 씨는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 3급이었다. 지능 수준(IQ)이 70이 되지 않아 또래보다 늘 뒤처졌다. 그를 미혼모 시설에서 출산한 엄마는 곧바로 떠났고 A 씨는 부산의 한 보육원의 도움을 받고 자랐다.

불행은 2012년 이모(20·당시 14) 씨가 입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다른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이 씨가 엄격한 규율을 못 견디고 A 씨가 있는 곳으로 옮겼다. 이후 A 씨는 무자비한 폭행에 시달리며 그의 ‘빵셔틀’이 됐다. A 씨는 2015년 8월 보육원에서 퇴소한 이후 성인그룹홈을 거쳐 대구의 한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이 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해 이 씨가 퇴소하면서 불행의 씨앗이 움텄다. 이 씨는 보육원을 퇴소하면서 생계자립금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받은 12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6개월 만에 탕진했다. 그때 만만한 상대인 A 씨가 떠올랐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A 씨가 머물고 있는 대구의 요양원에 불쑥 나타났다.

이 씨는 A 씨에게 “요양원 답답하지. 밖에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줄게”라고 꾄 뒤 부산 금정구에 전입시켰다. 이후 A 씨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등 매월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 54만 원을 합쳐 970만 원을 가로챘다. 또 A 씨와 A 씨의 지인 2명을 속여 휴대전화 10대, 태블릿 5대를 개통한 뒤 처분해 1150만 원도 가로챘다. 빈털터리가 된 A 씨는 삼각김밥을 먹으면서 겨우 연명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도 당했다. 이 씨는 자신의 지인 11명을 동원해 모텔에 A 씨를 감금한 뒤 집단 폭행하고 추행했다. 이 씨는 지인 11명과 A 씨 간 서로 돈을 빌려주도록 한 뒤 중간에서 떼먹고 모든 책임을 A 씨에게 돌렸다. 일부는 이 씨가 돈을 가로챈 사실을 알면서도 폭행에 가담했다.

이 씨의 범죄행각은 7개월 만에 발각됐다. 이 씨에게 휴대전화 개통 사기를 당했던 A 씨 지인 B(21) 씨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서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를 조사하던 중 지적장애인 A 씨가 이 씨에게 핍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집중 수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0일 특수절도와 폭행 등의 혐의로 이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A 씨는 심신 미약상태로 한 요양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A 씨는 최근까지 겪은 악몽을 괴로워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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