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정변 일으킨 박정희
- 케네디 초청에 미국 방문
- “백악관 공식 초청” 들썩
- 쿠데타 정당성 인정된 꼴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1년 9월 12일 박정희(사진 가운데)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미국에 공식 초청했다는 기사가 1면 머리기사로 실렸다. 백악관은 그해 11월 14일 박 의장을 공식 초청했다.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장면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박 의장은 미국에게서 쿠데타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케네디 대통령이 박 의장을 공식 초청함으로써 쿠데타의 정당성을 미국이 인정하는 꼴이 됐다. 이날 기사를 보면 백악관이 박 의장을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지대한 기쁨을 가지고 박 장군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양국 정부가 관심을 갖는 현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네디 대통령이 박 의장을 초청한 것은 ‘장면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군사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려는 극적인 의사 결정의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에 화답하듯이 외교부는 이날 케네디 대통령의 박 의장 초청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오는 11월 중 열릴 양측 회담에서는 양국의 이해 증진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고 밝혔다. 쿠데타로 정통성이 있는 장면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박 의장은 미국의 인정을 받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오랜 준비 끝에 막후 접촉을 통해 미국의 공식 초청을 받음으로써 정권 찬탈의 정당성을 부여받아 국내 정치에서도 힘을 발휘하게 됐다.

- “주한미군 3단계로 철수”
- 카터 美 대통령 발표에
- 한국·미 의회 등 반발
- 한반도 안보불안 보여줘

지령 1만 호에는 ‘미등기·불부합지 면세 정리’ 기사가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됐다. 집권당인 공화당이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1971년 12월 20일 전 이전된 것을 대상으로 다음 해부터 3년간 이·동장 보증서 등으로 신청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신문에서는 정부가 무분별한 분묘를 규제하는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의결해 발표했다는 기사도 실렸다. 11월 1일부터 분묘 형태와 규모 등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당시 호화 분묘가 많아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시행령은 묘지 면적을 80㎡ 이내로 하도록 했다.

정부가 1978년부터 공무원 봉급을 20% 인상한다는 기사도 게재됐다. 그 대신 같은 해 지급하기로 한 가족·교육수당은 보류됐다. 정치·외교 분야 기사로는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나면 주한미군이 철군 방침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당시 카터(사진) 미국 대통령은 3단계에 걸쳐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터 대통령은 1976년 11월 대선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대통령 취임 즉시 3단계 주한미군 철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국의 완강한 반발과 미 의회가 반대해 제동이 걸렸다. 결국 카터 대통령이 1979년 6월 한국을 방문하면서 철군안이 백지화됐다. 지령 1만 호에는 미국이 호크미사일 2개 대대를 1980년에 한국에 이양한다는 발표를 실은 기사도 있었다. 당시로서는 주한미군 철수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불안한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 부산대 입시 전산오류
- 합격자 뒤바뀐 초유 사태
- 동계올림픽 女 쇼트트랙
- 16세 중학생 금메달 선사

부산대 입시에서 수학능력시험 점수를 환산하는 전산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해 일부 합격자가 뒤바뀌고 예비합격자들도 무더기 탈락한 초유의 사태가 1면 머리기사로 다뤄졌다. 당시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도록 대학 측에 종용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산대는 2차 추가 합격자 발표를 위해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와 1차 추가 합격자를 사정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합격권에 들었던 86명이 탈락한 사실을 밝혀내고 2차 추가합격 사정에서 이들을 모두 구제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사진) 쇼트트랙 첫날 여자 1500ｍ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며 4회 연속 톱10 진입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기사도 실렸다. 전날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ｍ 결승에서 당시 16세 여중생 고기현(목일중)은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서며 2분31초581의 기록으로 우승,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최은경(세화여고)은 같은 종목에서 중학교 후배 고기현에 0.029초 뒤진 2분31초610을 기록해 은메달을 보탰다.

경제 관련 기사로는 전날인 14일 종합주가지수가 56포인트 폭등해 800에 육박한 사실이 보도됐다. 설 연휴 후 개장한 국내 증시가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 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미국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폭등이 이뤄진 것. 이날 종합주가지수 상승 폭은 국내 주식시장 개설 이후 2000년 3월 2일(66.28포인트)에 이어 사상 두 번째였다. 하루 전날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공개된 2002 FIFA 월드컵 트로피도 사진물로 실렸다.

최현진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