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서 모바일로 발 빠른 대응
- 디지털부서 자체 생산기사 늘리고
- 영상제작팀·SNS 전문인력 운영
- 페이스북 ‘좋아요’ 7만여 명 늘어
- 실시간뉴스 제공·시민과 함께 성장

종이신문이 위기다. 특히 지역신문이 위기다. 한국언론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7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등을 보면 종이신문 구독률은 1996년 69.3%에서 20년 새 14.3%(2016년)까지 떨어졌다. 열독률도 2002년 82.1%에서 2017년 16.7%로 급락했다. 반대로 종이 대신 인터넷(PC)과 모바일로 기사를 읽는 독자는 2011년 19.5%에서 지난해 73.2%로 대폭 늘었다.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기자들이 콘텐츠 제작에 앞서 가상현실(VR) 카메라와 드론 등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이런 추세는 광고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한 해 온라인 광고 규모는 4조4000억 원대에 달했다. 국내 전체 광고 시장의 36%나 된다. 그러나 위기는 변화의 기회이기도 하다. 국제신문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47년 창간한 국제신문은 1953년 2월 거리판매(가판)로만 하루 10만 부 이상 신기록을 세우며 지역신문은 물론 전국의 ‘종이 뉴스’를 대표했다. 시대를 앞섰던 그때처럼 국제신문 ‘활자의 힘’은 여전하다.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가 종이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면서 국제신문 활자의 힘은 더 강해졌다.

■지역 디지털 신문 최강자

	영도 1006번 버스 시승기 영상.

뉴스의 근원인 활자가 국제신문 디지털 파워와 만나 더 빛을 낸다. 국제신문은 1990년대 후반 디지털 분야만 특화한 ‘디지털뉴스부’를 만들어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했다. 디지털 뉴스 생산·유통 시스템을 일찌감치 갖췄다.

국제신문은 디지털 기사 생산, SNS 및 영상제작팀 운영, 플랫폼·검색엔진 최적화 등으로 적극적 혁신을 꾀했다. 그 효과는 확실했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안클릭 기준 국제신문은 지난 3월 페이지뷰 순위에서 지역신문 1위를 차지했다. 1980년 독재 권력에 의한 강제 폐간 이전 ‘종이’로 전국 여론을 주도했던 국제신문 위상이 이제 ‘온라인’에서 재현되고 있다.

국제신문은 디지털 분야를 꾸준히 키웠다. 2012년부터는 디지털뉴스부 자체 출고 기사와 콘텐츠 양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기자들의 디지털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출입처와 관계없이 모든 기자가 의무적으로 디지털 미디어 업무를 경험한다. 현장의 기자들은 실시간으로 기사와 영상을 전송해 독자의 요구를 즉각 수용한다.

뉴스 유통을 위한 SNS 전문 인력도 2016년 배치했다. 이후 2년이 채 안 돼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구독자 수는 1만여 명에서 7만여 명으로 7배 넘게 급증했다. 누적 ‘좋아요’ 수 역시 8배가량 늘었다. SNS가 성장한 또 다른 이유는 지역 이슈와 관련해 공론의 장을 만들고, 이를 전국 이슈로 확대해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 데 있다. 지역의 학계도 이런 부분에 주목한다. 부산대 박홍원(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디지털시대에 지역신문은 지역을 심층적이고 흥미롭게 다뤄 지역 이슈 소외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외곽 순환고속도로 문제점 취재 영상.

디지털뉴스부 내 영상팀은 기획·촬영·편집 단계마다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생산한다. 최근 지면으로 보도된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부실 설계’ 기사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데는 온라인에 먼저 공개된 디지털뉴스부 자체 제작 영상이 큰 힘이 됐다. 영상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의 설계상 문제를 생생하게 보여주자 정치권과 부산시도 재빨리 해결책을 내놨다.

가상현실(VR) 카메라와 드론을 이용한 촬영도 색다른 볼거리를 준다. 지난해 6월 철거 예정이던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의 마지막 모습을 VR로 담아 360도로 돌려 볼 수 있게 한 영상은 누리꾼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전략으로 국제신문 공식 유튜브 계정 누적 조회 수는 2014년에 견줘 현재 8배 이상 급상승했다.

콘텐츠 생산 못지않게 중요한 건 플랫폼·검색엔진 최적화다. 국제신문은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범용 통합콘텐츠관리시스템(CMS)’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만의 콘텐츠, 빠르고 정확하게

국제신문은 지금도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 신문의 변화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춘 이슈와 콘텐츠로 지역 발전을 도울 방법을 고민한다. 강화한 지역성, 종이신문의 한계를 넘어선 시민 참여 등이 국제신문 디지털 뉴스의 경쟁력이다.

온라인에선 지역신문이 중앙언론의 영향력을 넘어설 수 있다. 성균관대 권상희(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디지털 저널리즘이 발전한다고 해서 뉴스 소비가 시·공간을 뛰어넘지는 않는다”며 “지역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 부서가 지역민이 원하는 지역의 생생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면, 지역신문 침체 극복을 넘어 중앙언론도 넘볼 수 없는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 참여도 종이에서보다 훨씬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언론학자들은 지역성이 강화된 디지털 뉴스에 시민의 적극적 참여까지 더해지면 지역신문의 훌륭한 청사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경대 이상기(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금껏 많은 언론사가 소극적 인턴 고용과 제한적 편집국 개방을 시민 참여 저널리즘으로 포장했다. 시민의 포괄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제신문이 시민과 더욱 자유롭게 소통하려고 새로운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는 것과 맥락이 같다.

디지털 뉴스의 공정하고 안정적인 보도를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동아대 김대경(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신문 디지털 부서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해 줄 모델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며 여러 지역신문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