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셋 키우는 워킹맘이자
- 부산 대표 여성기업인 송미란
- 30억 사재 털어 재단 설립
- 노무사협회-영세업체 연결
- 가족친화 컨설팅·연구·교육 등
- 일·생활 균형문화 확산 힘 써
- 국회 포럼 창립·릴레이토론도
- 내달 1일 해운대서 워라밸 축제
아이가 집에 오면 엄마 아빠가 벌써 퇴근해 따뜻하게 자녀를 맞아주는 사회. 부산 해운대에 본부를 둔 ‘일생활균형재단’은 이런 분위기가 당연시되는 미래를 꿈꾼다. 엄마 아빠가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재단은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직원이 자녀육아에 맞춰 근무시간을 쉽게 조정할 수 있고, 연월차 휴가를 자유롭게 쓰며, 야근은 지양하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사회의 화두로 자리잡은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을 기업이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이 이에 앞장서면 저출산 문제는 좀더 쉽게 풀릴 수 있다. 비영리민간단체인 일생활균형재단은 이러한 워라밸을 연구하고 확산하는 일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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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일생활균형재단이 개최한 ‘아빠와 자녀 행복찾기 체험 프로그램’에서 한 아이가 아빠와 점토만들기를 하고 있다. 일생활균형재단 제공 |
■여성기업인 사재 털어 설립
일생활균형재단은 여성기업인인 ㈜바이저 송미란 대표가 30억 원의 사재를 출자해 세운 재단법인이다. 선박 부품업체를 경영하는 송 대표는 지난해까지 한국여성벤처협회 부산경남지회장을 지낸 부산의 대표 여성기업인이다. 세 아이를 키운 워킹맘으로서 누구보다 일·생활 균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직접 재단까지 세웠다.
2010년 3월 일가정양립재단으로 출범했다가 2014년 일생활균형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일과 가정 양립을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지나치게 여성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진다는 지적에 따라 명칭을 변경했다. 주로 고용노동부나 부산시의 사업을 위탁받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족친화 주제의 컨설팅을 하거나 일과 생활 균형 문화를 사회에 확산하는 연구,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본부는 부산에, 서울에는 석·박사급 상근 직원 2명과 11명의 박사급 객원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두고 있다. 연구소는 그간 ‘한국 워라밸 현황 조사’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일생활 균형 실태 연구’ ‘일 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 선도국가의 정책 형성과정 및 운영성과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했다.
재단 측이 진행하는 ‘부산시 일·생활 균형 캠페인’에 협약한 부산지역 기업 수는 255개나 된다. 영화보기, 아빠와 함께 소풍가기 등 남성육아 활성화, 한부모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등 캠페인 협약 기업의 직원 및 직원 자녀가 함께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컨설팅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직원 복지를 위해 일·생활 균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일생활균형재단을 활용하면 좋다. 워라밸 관련 컨설팅을 원하는 기업이 있으면 재단이 부산·울산·경남 노무사협회 등과 연계해 무료로 컨설팅을 해준다.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부산을 시작으로 청주, 서울(국회)에서 워라밸을 주제로 릴레이 토론회를 열었고, 이는 정춘숙 한정애 국회의원이 주도해 지난달 창립한 국회 일생활균형포럼으로 발전했다. 또한 올해 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지역추진단의 공동 수행기관으로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함께 선정됐다. 일생활균형재단은 여러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남녀고용평등 대통령 유공 훈장을 받았다.
일생활균형재단 윤해솜 본부장은 “재단이 출범한 8년 전만 해도 기업에 유연근무제 시간차근무 등 워라밸을 요구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지금은 그나마 개선된 편이지만 공공기관 대기업 중견기업 중심의 워라밸 분위기를 중소기업은 물론 영세 소상공업체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일이 남았다. 그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재단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 ‘워라밸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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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일생활균형 및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국회포럼’ 세미나 모습. 일생활균형재단 제공 |
다음 달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노동자와 함께하는 워라밸 축제가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펼쳐진다. 부산시와 부산고용노동청이 주최하고, 일생활균형재단과 부산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하는 ‘워라밸 데이’에서는 음악경연대회, 워라밸 놀이터, 무비 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일·생활 균형 문화를 확산하는 재단 이벤트 사업의 하나다.
축제의 주 이벤트인 ‘워라밸 직장인 음악 경연대회’는 부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2인 이상 또는 동호회)이 예선을 거쳐 참여하는 대회로,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600만 원의 상금이 걸려 직장인들의 치열한 음악대결이 예상된다. 경연대회 중간마다 축하무대가 마련돼 관람객의 눈길을 잡는다. 음악경연대회장 인근에 마련되는 워라밸 놀이터는 시민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는 무비데이는 부산시 일생활균형캠페인 참가기업 근로자만 입장할 수 있다. 컨설팅 의뢰와 행사 등에 관한 문의는 (051)731-1820으로 하면 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