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공식 미리 정해졌다지만
- 선거법 위반 민감한 시기
- 대놓고 구청장 치적 홍보
- 시민단체 도덕적 문제 지적

부산 해운대구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예산을 들인 초호화 음악분수 준공식을 예정하고 있어 ‘치적 홍보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체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사 금지 기간(선거일 60일 전부터)이지만, 구는 특정일·특정 시기에 개최하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60일 이후에도 개최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들어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재선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을 위한 파티로 도덕적 비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해운대구는 오는 28일 구남로 해운대광장에서 음악분수 준공기념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음악분수는 백 구청장의 역점 사업인 ‘구남로 명품거리 조성사업’의 마무리 사업으로 사업비 30억 원(국비 5억 원·구비 25억 원)이 투입됐다. 준공식에는 백 구청장을 비롯해 서병수 부산시장 등 단체장과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백 구청장이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과도한 세금을 쏟아붓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구는 무대 음향 악기 조명 등에 1500만 원, 출연자 행사비에 500만 원을 들이는 등 음악분수 준공식 행사 예산만 2750만 원을 투입한다.

그러나 통상 선거일 60일 전에는 불필요한 행사는 진행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인접한 기장군의 경우 총 97억4000만 원이 투입된 정관보건지소 준공식이 지난 20일 예정돼 있었지만 선거 기간이라 행사를 취소했다. 다음 달 30일 예산 217억 원을 들인 기장시장 공영주차장 준공일에도 별도의 행사를 치르지 않을 예정이다. 북구와 동구 등도 올해 준공식이 몇 차례 진행됐지만, 지난 13일을 마지막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예산도 과하다. 올해 북구 효열로 사업 준공식엔 153만5000원, 동구 보훈회관 준공식 190만 원, 동구 치매안심센터 개소식은 134만 원이 들었다. 다른 기초단체 공무원 A 씨는 “25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축제가 아닌 준공식 행사에 3000만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현재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선거법상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덕적 비판의 대상은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백 구청장은 “2년 전부터 하는 사업을 치적이라고 하면 어떤 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 비용도 분수와 조명을 함께 감상해야 하는 야간 행사라서 더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선관위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행사 당일 현장에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