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영 의원 진상규명 의지 밝혀
- 직원들도 진실 요구 글 잇달아
2016년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거래소(KRX) 여직원의 자살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재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피해 여직원의 유족 측은 한국거래소의 부적절한 대처로 가해자 처벌이 안 됐으며, 오히려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은 22일 국제신문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2016년 발생한 한국거래소 여직원의 자살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고인에 대한 명예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JTBC는 지난 19일 탐사보도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미투(Me Too)’ 폭로 이후 2차 피해를 입은 한국거래소 여직원 성희롱 자살사건을 재조명했다. 한국거래소와 피해 여직원 유족 측의 말을 종합하면 여직원 A 씨는 2012년 해외 출장을 함께 떠난 남자 상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유족 측은 딸이 회사에 성희롱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후 회사에 악의적인 소문이 퍼지고 회사 동료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등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 씨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우울증을 겪다가 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해자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징계는 A 씨의 죽음 이후에서야 이뤄졌다. 김해영 의원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정직 3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고인에 대한 집단 따돌림 행위자로 지목된 동료 직원 4명은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는 거래소 직원이 작성한 사측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직원들은 “가해자와 당시 인사 담당자들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입사 이후 회사를 다니는 게 이렇게 부끄럽기는 처음이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사건 이후 가해자에 대한 회사 차원의 처벌이 이뤄졌고, 외부 기관의 근로감독실태 조사 결과 직장 따돌림 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실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명했다. 여직원 유족 측은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회사 내 악의적인 소문으로 인해 딸의 명예가 현재도 훼손당하고 있으며,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족 측은 한국거래소와 가해자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가해자 중 한 명은 유족을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