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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15> 세자녀출산지원재단 김영식 이사장

사재 20억 출연 출산장려운동 … “아 ~는 생기는 대로 낳자”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8-04-16 18:58:05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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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째 민간서 첫 저출산 지원
- 셋째 임신 이전 재단에 신청하면
- 연간 50쌍에 장려금 200만 원
- 6월 미혼 20쌍 ‘미팅’도 주선
- 결혼 성사 땐 이사장이 주례로

- 단순한 금전적 제공을 넘어서
- 출산장려 문화 조성에 노력

“내가 먼저 하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것이라고 생각해 출산장려운동을 한 게 10년 전입니다.”
   
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 김영식 이사장은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kh@kookje.co.kr
지난 9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이하 세자녀출산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식 이사장이 재단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약 10년 전 서울과 부산을 바삐 오가던 그가 우연히 보게 된 신문기사가 발단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인데 한해 110곳의 학교에 입학생이 없다더라”며 “그게 벌써 10년 전 이야기인데 이대로 가면 2060년에는 부산시 인구의 2배인 700만 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먼저 하면 남들도 따라 할 것으로 생각해서 시작했고 10년 만에 더 많이 후원하고 싶어서 재단을 꾸렸다”고 덧붙였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민간에서 사재를 넣어 지원재단을 만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김 이사장이 사재 20억 원을 출연해 만든 세자녀출산재단의 핵심사업은 재단 명에서 알 수 있듯 아이를 셋 이상 낳는 가정을 지원하는 일이다. 셋째 자녀를 출산하기 전 재단에 미리 신청을 하면 재단 규정에 따라 출산 비용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다. 단, 셋째 자녀를 임신하기 전에 신청을 마쳐야 한다. 어머니가 세 번째 자녀를 임신한 뒤에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신청하면 선정에서 배제된다. 10년 전 김 이사장이 지원을 시작할 때부터 세운 원칙이다. 세 자녀를 낳은 부부는 출산을 장려하는 성격의 지원금 200만 원을 받게 된다. 김 이사장이 그동안 제공한 지원금만 해도 11억 원에 달한다.

김 이사장은 최근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활동에 많은 이들이 동참할 것을 확신했다. 계획에 없던 셋째 자녀를 얻은 부부의 사연이었다. 그의 강연 활동으로 인연이 닿은 부부는 셋째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마음 먹었지만 김 이사장의 “아~는 생기는 대로 낳아라”라는 이야기에 불현듯 마음을 고쳤다. 그 뒤 김 이사장에게 셋째 자녀 출산을 다짐하면서 출산비용을 도와줄 수 없냐고 간곡히 부탁했다. 부부의 모습이 갸륵했지만 세자녀출산재단의 규정에 따르면 이미 셋째 아이를 임신한 부부에게는 지원할 수 없었다. 김 이사장은 개인재산을 털어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줬다. 김 이사장의 선행과 부부의 사연이 지인들에게 알려지자 재단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기업인이 30억 원 상당을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이사장은 “아직은 출연 의사를 확인한 정도지만 앞으로 재단에 많은 독지가의 후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세자녀출산재단의 주요 사업인 출산비용 지원은 상·하반기로 나뉘어 각각 25쌍씩 1년에 50쌍의 부부에게 200만 원씩 지원된다. 김 이사장의 사재 20억 원 출연으로 꾸려진 기금 중 해마다 1억 원을 우선 사용하는 구조다. 세자녀 출산을 다짐한 부부 중 신청시기와 자녀 출생일 등을 기준으로 선착순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향후 후원금이 늘어나면 지원 폭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자녀출산재단 측은 후원금 규모에 따라 후원자의 이름으로 산모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산모는 생면부지 후원자에게서 고마움도 느끼고 후원자에게는 뿌듯함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재단은 이미 결혼한 부부 외에도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분기별로 미혼남녀 20쌍을 고급 호텔로 초청해 이른바 ‘미팅’을 주선하는 내용이다. 오는 6월 8일로 날짜를 정했으며 신청자 선정 기준 등을 조율 중이다. 잠정안에 따르면 신청 후 선정되면 무료로 참석 가능하고 커플 성사 후 결혼하게 되면 김 이사장을 주례로 모실 기회도 얻는다. 김 이사장은 “이미 결혼한 부부의 출산도 중요하지만, 청춘 남녀가 결혼을 늦추지 않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지역 출산기업 발굴에도 나선다. 출산을 장려하는 기업과 단체를 발굴해 감사패와 상금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남자직원의 출산휴가제도 등 회사 직원이 아이를 많이 낳는 수준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육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을 찾을 생각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 주목받는 1인 방송 등의 인기를 고려해 세 번째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내용으로 UCC 공모전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자체에서 이뤄지는 출산장려금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셋째 아이를 낳아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는 곳이 경북 의성이라고 한다. 한 번 지원을 받으면 한동안 그곳에서 살아야 하니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돈이 아니라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이사장이 일궈낸 천호식품이 부산 향토기업인 만큼 세자녀출산재단의 사업도 부산지역을 우선해서 이뤄질 계획이다. 출산장려금 지원 대상 중 절반은 부산시민이 대상이다. 미혼남녀 미팅 이벤트 역시 부산 지역의 젊은이들이 우선 선발된다.

인터뷰 끝에 김 이사장은 출산의 산업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저출산이 이어지면 산부인과도 줄줄이 문을 닫게 되고 우윳병을 만드는 회사도 위태롭게 된다”며 “인구 감소가 단순히 숫자가 줄어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현실을 깨닫고 많은 부부가 아~를 생기는 대로 낳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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