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환 서린 초량·수정 산복도로
- 부산항 전망에 이색 카페 북적
- 14만 명 찾은 동구 인기 관광지
- 보세는 자유시장·혼수는 진시장
- 지갑 열 수 밖에 없는 전통시장
- 온라인 판매 병행하며 활로 찾아
- 대표적인 번화가였던 조방 앞
- 걷기 좋은 젊음의 거리로 변신
부산 동구의 면적은 9.73㎢로 부산 전체 면적의 1.3%에 불과하다. 인구는 8만 명 남짓이며, 지역 번화가인 부산진구와 중구 사이에 끼어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는 항구와 기차역을 끼고 부산의 육·해상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근대 노동자들의 쉼터이자 애환의 상징인 초량·수정 산복도로에 ‘이바구’가 움트면서 방문객이 몰리고, 오랜 명맥을 이어온 지역 대표 전통시장들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 쇠락한 번화가로 인식되던 범일동 조방 앞은 새 단장을 마치고 첫 지역 축제를 무사히 치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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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복도로 이바구길 전망대. 국제신문 DB |
■ 전망명소 된 애환의 산복도로
산복도로 굽이마다 얽히고 설킨 ‘이바구’를 꿰어 관광지를 조성하는 작업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시비 71억9500만 원을 투입해 선보인 ‘초량 이바구길’은 강한 지역성을 앞세워 부산에서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만한 지역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이바구길은 호랭이·수정·좌천 이바구길 등 6개 구간이 추가돼 총 연장 10㎞에 달하는 관광 자원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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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바구 얽힌 산복도로. 사진=서정빈 기자 |
이바구길에는 역사의 흔적이 간직됐다. 부산 경남 최초의 근대 여성교육기관으로 1919년 부산 최초 만세운동을 주도한 부산진일신여학교를 비롯해 1922년 문을 열었던 부산 최초의 민간종합병원인 옛 백제병원, 독도를 지킨 안용복 장군 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과 남선창고 터, 수정동 일본식 가옥 등 60여 개소를 이바구길 위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의 대표 여행상품인 부산시티투어버스가 ‘이바구 패키지’를 따로 꾸렸고, 산복도로에 매료된 부산 청년이 ‘부산여행특공대’를 꾸리고 특화된 산복도로 여행을 기획하면서 외부 여행객이 몰렸다. 현재 누적 방문객이 14만 명을 넘어섰다.
관 주도의 사업과는 별개로 지난해부터는 부산항 조경을 품은 초량동 일대에 ‘카페 초량’ 등 이색 카페들이 몰리면서 주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는 명소로 거듭났다.
■ 필수코스 자유·부산진·남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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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전성시 전통시장 3총사 |
자유시장과 부산진시장, 남문시장은 오랜 명맥을 이어오는 동구 대표 전통시장이다. 건물 안에 자리해 일반적인 전통시장과는 다른 외형을 지녔지만, 시장별로 의류와 혼수품, 한복 등 상품이 특화되고 연계 상품이 함께 들어서면서 여전히 손님의 발길을 끈다.
자유시장은 3층 건물에 15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다. 1층에는 신발, 2층은 의류, 3층은 화훼와 앤틱 가구 점포가 몰렸다. 1층 신발 매장은 부산 각지의 보세 신발 상인들이 몰리는 곳으로, 최근 젊은 상인들이 들어서면서 세련된 전시를 선보이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까지 병행해 활로를 찾고 있다.
2층 또한 주로 도매로 옷을 파는 가게가 많지만 흥정을 앞세워 알뜰구매를 노리는 주부 9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3층은 꽃나무와 앤틱 가구점이 들어서 길게는 계절별로, 짧게는 한 달 단위로 단장과 전시 품목이 바뀐다. 특유의 분위기를 앞세워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점주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꽃과 가구가 어우러지며 자아내는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엔 ‘인증샷’을 찍으려는 젊은 관광객 방문도 이어진다.
100년 넘는 전통의 부산진시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에 걸쳐 점포 1000여 곳이 입주했다. 그릇과 폐백음식, 침구, 칠기류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결혼을 앞두고 혼수를 장만하는 젊은이들은 반드시 들러가는 ‘성지 순례’ 코스로 꼽힌다. 부산뿐 아니라 경남에서도 손님이 몰려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원단과 한복 판매로 이름 높은 남문시장은 최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장 브랜드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남문시장 번영회는 지난 2월부터 지역 전통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제품의 교환·환불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전통의상 원단과 지역에서 손꼽히는 한복 장인들이 몰렸다는 점에 착안해 남문시장 브랜드를 내건 의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남문시장 김철주 번영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을 신청했다. 3층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해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 ‘남문시장’ 브랜드를 걸고 전국으로 유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조방 앞, 젊음의 거리로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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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살아난 조방 앞 거리 |
1917년 설립된 조선방직에서 따온 지명 ‘조방’은 한때 부산의 번화가를 대표하는 지명이었다. 1980년대까지 시외버스터미널과 시장이 밀집한 중심가였으나 이후 주력으로 삼던 섬유와 신발 업계가 쇠락하고 터미널이 떠나면서 함께 쇠락했다. 하지만 조방 앞은 국·시비 35억 원이 투입돼 지난해 젊음의 거리로 거듭났다. 조성된 거리는 6개 구간으로 각 구간의 길이는 94~300m에 달한다. 차도의 폭은 4m인데 반해 보도의 폭을 6.5~11m로 넓혀 차보다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에 중점을 뒀다.
이렇게 조성된 젊음의 거리에서는 지난해 말 첫 행사인 ‘조방, 러브유 빛축제’가 무사히 치러졌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미디어 파사드, 경관조명이 설치된 조방 앞 젊음의 거리에서는 주민 참여 위주의 직장인 밴드 경연대회와 ‘동구 스타킹’ 등 행사가 열렸으며,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첫 축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